배우 박진희씨는 연예계의 대표적인 환경운동가다. “기후 비상시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라는 환경보호 촉구 손팻말을 들고 1인시위에 나서는가 하면, 텀블러·에코백·친환경 제품을 쓰는 일상을 공개하며 시민들의 환경보호 실천을 독려해왔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면, 택배 상자 재활용, 깨진 시계 수리, 오래돼 소매가 삭은 재킷 리폼, 해변가 쓰레기 줍기 등 다양한 일상 속 환경보호 실천 사례들이 올라와 있다. 한겨레21의 ‘헌 옷 추적기’ 보도 취지에도 공감해 의류를 보내온 그와 서면으로 만났다.
—제공해준 의류는 어떤 옷들인가.
“구입한 지 10년 넘은, 요즘은 손이 가지 않는 옷들이다. 신발은 기능은 충분하지만 낡아서 안 신게 되는 것들을 보낸다. 아까워서 재활용 의류함에 넣지 못하고 있었는데 좋은 기회가 생겨서 너무 좋다.”
—제공한 의류가 어디로 갈 것이라고 예상하나.
“사실 누군가 내 옷을 다시 입어주면 제일 좋겠지만, 내가 알고 있는 ‘의류 쓰레기 산’으로 가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
—버려진 헌 옷들이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나.
“요즘 패스트패션 영향으로 옷을 싸게 구입하고, 쉽게 버리기 때문에 이 헌 옷들이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된다고 한다. 버린 옷들이 재활용되지 않고 모이고 모여 쓰레기 산이 됐다는 소식이나 사진 자료들을 많이 봤다. 이로 인한 환경오염도 심각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신중하고 검소한 소비일 거다. 안 사면 더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나에게 비슷한 아이템이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고 꼭 필요한 건지도 따져보면서 소비하는 거다. 옷을 만드는 기업에서도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친환경적 의류 소재를 개발하는 등의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요즘엔 버려지는 옷을 리디자인 해서 새로운 옷을 만들어 파는 브랜드들도 있는데, 그런 노력들을 패션업계에서 좀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또 일상에서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나.
“사실 나는 평소에 옷을 잘 구매하지 않는 편이다. 요즘엔 10~20년 전에 입던 옷들을 다시 입었더니, 오히려 주변 지인들이 ‘젊게 입고 다닌다’는 소리를 하더라.(웃음) 정말 옷을 사고 싶으면, 여러 번 고민해보고 그래도 며칠간 눈에 아른거리면 그때 구매한다. 가장 좋은 노력은 ‘덜 사기, 안 사기’라고 생각한다. 특히 아이들이 옷을 많이 물려받았다. 둘째 아이 어릴 때는 다 물려받아서 산 옷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아이들이 금방 커서 옷을 한 해만 입고 못 입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 지금도 겨울 점퍼 같은 경우는 당근을 이용해 사기도 하고, 중고상점도 종종 이용한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
*한겨레21 '당신이 버린 옷의 최후' 보도는 12월27일부터 2025년 1월2일까지 매일 이어집니다. 한겨레21 통권호(1545호)로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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