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황제펭귄 서식지인 남극 해빙(바다 얼음)이 급격히 녹는 과정에서 새끼 펭귄 수천 마리가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00년이 가까워지면 황제펭귄의 90%가 번식에 실패해 사실상 멸종할 것으로 예측됐다.
영국남극연구소(BAS)의 피터 프렛웰 박사 연구팀은 2023년 8월24일(현지시각) 과학저널 <커뮤니케이션 지구와 환경> 게재 논문에서 “황제펭귄의 서식지가 있는 남극 벨링스하우젠해 중부와 동부 번식지 5곳 중 4곳의 해빙이 2022년 완전히 녹아내려 번식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논문을 보면, 이 지역 여름철인 2022년 12월 얼음 면적은 2021년 기록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완전히 녹았다.
얼음 면적 감소는 황제펭귄의 번식과 생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황제펭귄은 육지가 아닌 얼음 위에서 알을 부화한다. 이들은 3월 말~4월 번식지에 도착해 5~6월 알을 낳고, 겨울인 8월에 부화한다. 수컷은 새끼가 태어날 때까지 65일간 발 위 주머니에 알을 넣고 품는다. 태어난 새끼들은 12월부터 다음해 1월이 돼야 검은 방수 깃털이 생기고, 그 전에 물에 빠지면 익사하거나 동사한다. 4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얼음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이들이 살 수 있다.
지난 14년간 인공위성으로 이 지역을 관찰한 연구팀은 “황제펭귄이 벨링스하우젠해에서 이렇게 번식에 실패한 것은 전례 없는 일로, 새끼들이 독립하기 전인 11월 초 이미 4곳의 서식지에서 너무 빨리 얼음이 녹아내렸다. 이 지역 새끼들은 거의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지난 45년간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남극의 62개 서식지 중 19곳이 부화 기간에 치명적인 얼음 손실이 있었다”며 “현재 속도의 온난화가 계속되면 황제펭귄 서식지의 90%가 2100년까지 모두 파괴돼 사실상 멸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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