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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한 매일의 오늘

등록 2022-09-29 14:56 수정 2022-09-29 23:22
일러스트레이션 장광석

일러스트레이션 장광석

2018년 8월의 어느 금요일, 15살 그레타 툰베리가 스웨덴 스톡홀름의 의회 앞에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을 시작했을 때, 이 독특한 1인시위가 향후 불러올 파장을 예상한 이가 있었을까.

세계 지도자들을 향한 거침없는 그의 언변에 영향받은 전세계 청소년들은 이후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란 이름의 학교 파업 운동을 벌였다. 툰베리의 시위가 시작된 직후인 2018년 10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한국 인천에서 총회를 열고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채택해 발표했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 채택 당시 목표로만 제시됐던 1.5도(지구 평균기온 상승 목표)의 과학적 근거가 담긴 이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고 빠르게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전세계에 상기시켰다. 2018년 말 유럽연합이 1천억유로 규모의 ‘공정한 전환’을 중심으로 한 ‘그린딜’을 발표했고, 미국 하원은 이듬해 초 ‘그린뉴딜’ 실행계획을 만드는 특별위원회 설립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기후를 위한 파업’은 2019년 본격적인 글로벌 캠페인으로 전개됐다. 이후 해마다 9월의 마지막 금요일을 ‘세계기후행동’이란 이름의 거리시위로 이어갔다.

한국에서도 2019년 7월 노동·농민·환경·여성·청소년 관련 300여 단체가 ‘기후위기비상행동’을 결성했다. 그해 9월 전국에서 7500명이 모여 거리시위를 벌였고 지금까지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3년이 지난 2022년 9월 다시 사람들이 모인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유행 사태를 겪은 이들은 기후위기가 더는 한가한 걱정이 아니라는 사실을 몸으로 깨닫고 있다. ‘기후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기후정의를 이뤄야 한다’는 주장으로 깊어진다.

최근 몇 달 사이 남아시아 파키스탄에서 일어난 대규모 홍수 사태는 기후위기가 아닌 ‘기후정의’가 왜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영국에서 온 ‘워온원트’의 아사드 레만 사무총장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고 우리를 다그친다. 탄소감축 정책에서 발생하는 국가 간 불평등만 아니라 국가 내 계층 불평등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이들도 있다. 기후위기가 곧 인권의 문제이자 불평등의 문제이며 인류 전체의 생존 문제라고, ‘924 기후정의행진’을 앞둔 이들은 온몸으로 이야기한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1431호 표지이야기

죄는 부국이 짓고 벌은 빈국이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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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에는 기후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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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들어낸 것은 인간이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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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권 거래는 ‘오염시킬 권리’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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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열 1.5℃라는 고속도로 출구를 놓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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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성장하는 것은 암세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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