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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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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과 논비건은 적이 아니에요”

독자 목소리 ④ - 비건과 논비건의 시선
등록 2022-08-04 21:16 수정 2022-08-05 00:02
1424호 표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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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비건이란 말이 자주 들리지만, 비건은 여전히 소수입니다. 비건에 대한 오해와 편견, 차별적 인식도 많습니다. 논비건이어서 궁금한 것, 오해하고 있는 것, 알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한겨레21>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비건의 목소리, 비건 지향 또는 논비건으로서 궁금한 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간추려 싣습니다. _편집자
채식을 못 하는(혹은 안 하는) 이유는

“채식 선택의 폭이 좁아요. 요리법도 다양하지 않고요.”

“회사에서 받는 눈치 혹은 조롱 때문에 (채식을 할 수 없어요).”

“육식을 완전히 끊을 의지가 부족합니다.”

“적당한 가격에 필요한 영양소를 채우기가 쉽지 않아요. 그만큼의 정성과 시간, 돈을 들여야 영양 비율이 적절한 비건식이 가능해요.”

“친구들 만나면 육식을 안 하기가 어려워요.”

“아직 지방에는 비건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대기업에서 비건 식품을 만들어 팔지만 이를 사용하는 구내식당이나 단체를 본 적이 없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회사에 다니며, 고객을 접대하며 비건으로 사는 건 불가능하다. 여전히 닭은 먹지 않고 내 돈을 주고 설렁탕이나 갈비탕 먹을 일은 없지만, 메뉴 선택권이 없을 때는 어쩔 수 없이 가서 국물이라도 몇 숟갈 뜰 수밖에.”

주변 비건들이 불편할 때가 있나요

“비건 지향만으로 충분히 잘하는 거라고 했으면 합니다. 같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노력하고 관심 갖고 하나씩 바꿔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격려해줘야 해요.”

“저는 페스코(생선·해산물, 달걀, 우유·유제품 허용)인데 비건이 페스코는 조금 무시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비건인 친구가 불편했던 적은 없습니다. 반대로 논비건이 비건의 행동에 빈정대는 것은 종종 봤습니다.”

“비건이거나 비건이 아닌 친구들이 불편한 적은 없었어요. 다만 인터넷 등에서 비건의 필요성을 말하는 글 중에 과도하게 잔인한 영상을 올리거나 끔찍한 비유를 할 때는 좀….”

“육식 관련 종사자는 새롭게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걱정됩니다.”

“주위에 비건이 없어요.”

“비건 친구가 가고 싶은 채식 식당에 내가 원하는 메뉴가 없을 때.”

“제가 아는 베지테리언은 다들 마음이 넉넉하더라고요. 강요하지 않고 비난하지도 않고 자신이 왜 채식하는지 친절히 설명해줬어요.”

“(비건들이) 동물권을 강조하면 죄의식이 느껴지긴 합니다.”

“육식을 강요당했지 채식을 강요한 적은 없네요.”

“없습니다. 오히려 미안하죠.”

“비건 지향인은 자신에 대해 반성하지, 누굴 비난하지는 않더라고요.”

“저도 논비건이지만 간혹 논비건의 말도 안 되는 빈정거림에는 마이크를 쥐여주지 않았으면 합니다.”

비건들의 시선

“채식에 강요라는 말이 성립할까요? 남혐이 성립되지 않듯이요.”

“비건과 논비건은 적이 되면 안 되고, 적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축산업과 함께 동물원 같은 시스템을 만들어내고 유지할 수 있게 한 것도 결국은 우리 인간이기에 누구를 탓할 문제가 아닙니다. 함께 즐겁게 타협하면서 조금씩 나아가면 좋겠어요.”

“우리는 어릴 때부터 하나의 생명체로서 동물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불편했다면 그건 비건 지향을 하는 사람 때문이 아닐 것입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자신의 행동이 잘못이었음을 이제야 조금씩 깨닫기 때문이겠죠.”

<한겨레21> 비건 통권호에서 다뤘으면 하는 쟁점

“비건 간편식 환영할 일인가요? 세상이 비건에 관심을 갖고, 사회와 기업이 비건 지향적으로 바뀐 듯 보이는데, 이런 변화가 정말 동물·기후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까요? 전 지구적인 그린워싱이 아닐까요?”

“정말 대체육은 비건을 위한 음식일까요?”

“비건과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해 더 알고 싶습니다. ‘비건을 하면 결국 건강에 안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비건이 동물권 보호와 환경에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또 (비거니즘이) 앞으로의 시대정신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논비건이 비건에게 던지는 획일화되고 이분법적인 질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예시 등을 담아서 보여주세요. 초보 비건에게 든든한 힘이 될 수 있게요.”

“(비건은) 풀만 먹는 게 아니라 김치, 떡볶이 등 한식도 재료를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 쉽게 비건을 실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단백질은 고기로만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 편견임을 알려주세요.”

“(비건에 대해) 조롱하는 사람들 마주치면 부들부들하다가 끝나는데 멋있게 받아칠 방법 좀 알려주세요.”

“비건이 식생활에만 국한된 개념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비건·비건 지향인이 윤리적으로 엄격하다는 편견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 등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싶어요. 동물의 생명뿐 아니라 나에게도 건강하고 좋은 선택이 되는, 무조건 이타적이기만 한 선택은 아니라는 것도요.”

“비건에게 무례한 질문(‘무인도에 먹을 게 없을 때도 동물 안 죽일 거야?’ 등)에 대한 논리정연한 답변을 보여주세요.”

“살육 없이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는 세상인데 왜 그런 기술은 발전이 더딜까요.”

“비건을 하면 오히려 건강에 안 좋은 것 아니냐는 오해를 풀어주세요.”

“자라나는 아이들 외에 성인은 완전 채식을 해도 전혀 문제가 없나요?”

“식물이 영양의 보고라는 것을 널리 알려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는 비건 하기 쉬운 음식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왜 비건 하면 샐러드만 생각하는 걸까요? 너무 다이어트랑 연결해서 얘기하는 건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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