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13호 표지이미지
외로웠다고 했다. 110명 가운데 혼자였다.
권수정 의원(정의당)은 제10대 서울특별시의회를 구성하는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진보정당 소속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정의당은 9.69% 득표율을 얻었다. 그는 비례대표로 서울시의회에 입성했다. 지금 서울시의회 의원 구성(공석 16석 제외)은 더불어민주당 85명, 국민의힘 4명, 무소속 3명, 민생당 1명, 정의당 1명이다. 권 의원은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조례에 명시된 ‘근로’라는 단어를 ‘노동’으로 바꾸는 등 많은 일을 했다.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하기도 했지만 ‘다른 목소리’를 내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 그때마다 외로움을 느꼈다.
다른 지방의회 상황도 다르지 않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으로 당선된 2541명 가운데, 거대 정당 당선자가 89.6%(더불어민주당 1400명·당시 자유한국당 876명)에 이른다. 진보정당은 정의당 17명, 민중당 11명에 그쳤다.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일컫는 기초의회조차 거대 정당이 장악한 셈이다. 우리 동네에 밀착된 진짜 지역정치, 소수자를 대변하는 작은 목소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점점 좁아져만 간다.
6·1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이 5월19일 시작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 17명, 교육감 17명, 기초단체장 226명, 광역의원 779명, 기초의원 2602명을 뽑는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도 ‘다른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뒤 22일 만에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정책도 어젠다도 지역정치도 보이지 않고 정치공학적 해석만 맴돈다.
이번호 표지이야기는 지방선거 이야기를 담았다. 많은 언론이 주목하는 ‘대선 2라운드’ ‘윤심’ ‘명심’ 같은 말은 담지 않았다. 대신에 박기용·고한솔·손고운·이정규 기자가 지역정당, 주민대회(주민투표), 조례 제·개정 등을 통해 ‘일상의 정치’를 실천하는 이들을 만났다. 작지만 우리 삶을 바꾸는, 진짜 ‘우리 동네 정치’ 이야기다.
다음호에서는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개편 등 제도적인 개선 방안을 좀더 깊이 분석할 예정이다. 아직은 막연한 꿈에 불과할지라도 스페인 포데모스처럼, 한국에서도 진짜 지역에 기반한 정치가 가능해지길 꿈꿔본다.
이렇게 다른 꿈을 꾸는 이들이 외롭지 않길 바란다. 제1회 한겨레21 표지이야기 공모제를 시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자들의 눈이 닿지 않는 곳을 바라보는, 기자들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표지이야기를 모집한다. 접수 마감은 7월1일까지다. 자세한 응모 방식은 바로 옆 페이지(9쪽)에 설명해뒀다.
2021년 9월, <한겨레21> 편집장으로 첫 ‘만리재에서’ 칼럼을 쓰면서 독자의 삶과 맞닿은 이야기, 독자와의 ‘연결’을 끊임없이 고민하겠다고 약속했다. 지금까지 29년 동안 <한겨레21>의 얼굴로서 독자를 만난 표지이야기가 1400개가 넘는다. 독자들이 표지이야기를 기획하고, 직접 글을 써내려갈 수 있도록 하는 실험은 독자 참여 저널리즘으로 나아가는 또 다른 길이다. 기자를 꿈꾸는 예비언론인, 생생한 취재가 가능한 르포작가, 생활 속 문제의식을 길어올린 독자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린다.
황예랑 편집장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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