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이야기 매일 먹는 ‘쌀’로 기사를 쓴다면, 몇 가지?차(茶), 한우, 디저트… 초밥뿐만 아니라 요즘 각종 ‘오마카세’가 인기라고 합니다. 오마카세 식당에선 주방장이 그날그날 적당한 재료로 맞춤 요리를 제공합니다. 항상 같은 차림판을 내놓고 손님이 음식을 선택하도록 하는 일반 식당과 다르죠. 의 표지이야기는 ‘오마카세’와...2023-06-14 07:45
뜨겁고, 또 행복했습니다― 알아? “네. 은 한국에 있는 일간지입니다. 1988년에 주간지로 시작해 1994년에 일간지가 되었어요. 진보적인 관점과 탐사보도로 유명합니다. 모회사인 한겨레 미디어 그룹은 텔레비전, 라디오 방송국과 온라인 뉴스 포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음. 은 잡지인데?“오...2023-03-19 07:54
만리재에서 솔직해져야 했다첫 출입처가 법조였다. 19년 전 이맘때, 사회부 법조팀으로 발령받은 뒤로 1년6개월 남짓 서울 서초동 법원 기자실로 출퇴근했다. 일주일에 두어 번은 검사들도 만났다. 검찰을 출입하는 선배 기자들과 함께였다. 법조팀 막내 기자에겐 취재원과 오간 모든 대화를 ‘복기’할 ...2023-03-07 07:37
만리재에서 일 때문에 아픈 거야‘애견 유치원’에서 일하던 A는 혼자 청소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발목, 무릎이 꺾였다. 하지만 일하느라 병원에 갈 시간이 없었다. 혼자 근무하는 곳이라 병원에 가면 “강아지들밖에 안 남으니까 무슨 사고가 날지” 걱정도 됐다. 한 달을 참으며 하루 12~16시간씩 일했다...2023-03-01 02:21
만리재에서 벚꽃조차 안 보이는 어둠정용은 지방대를 다녔다. 대학교 정문 앞에는 편의점 하나, 치킨집 하나, 문 닫은 중국집과 피시방 하나. 주변에 논과 밭과 산뿐인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인근 광역시에 월세 30만원짜리 방을 구했다. 국도 보수공사 현장에서 신호수를 하고, 산타 복장을 한 채 온종일 종...2023-02-21 06:20
만리재에서 미안해요 베트남 “미안해요, 베트남” 끈질긴 24년세상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던 새로운 이야기(거창하게 포장하자면 ‘의제’)를 발굴해낸. 더구나 이 이야기에 끈질기게 매달려, 기어이 무언가를 이루어내고 마는. ‘좋은 저널리즘’이란, 그런 것이라 믿는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특종이나 단독 보도 못지않게, 독자의 마음...2023-02-16 07:11
만리재에서 ‘쓰레기 몰아주기’“비가 오면 굴뚝에서 나온 연기가 바닥에 낮게 깔리곤 했어. 연기가 많은 날은 마을에 햇볕도 잘 안 비치고.” 25년 전 기억이 흐릿해서, 그때 같이 갔던 이에게 물었다. “그때 그 소각장 기억나?” 내 기억 속엔 단편적인 몇몇 단어와 뭉텅뭉텅 잘린 기억의 조각들만 남...2023-02-08 08:24
만리재에서 난방비 줄이는 선거개혁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인데 때를 잘못 맞춘 걸까, 며칠 내내 생각했습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월24일부터 그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올랐습니다. 그날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7도. 가장 따뜻한 낮에도 영하 6.9도였습니다. 다음날 아침 회사에 가는 길. 최저기온...2023-02-02 07:58
만리재에서 말할 수 없이 부끄럽지만 [만리재에서]‘어머니는 뒷집 명희 어머니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얼마에 파셨어요?” “십칠만 원 받았어요.” “영희네도 어차피 아파트로 못 갈 거 아녜요?” “무슨 돈이 있다구!” “분양아파트는 오십팔만 원이구 임대아파트는 삼십만 원이래요. 거기다 어느 쪽으로 가든 매달 만오천 원...2023-01-20 12:12
만리재에서 기억 통해 진실로김단이, 김도은, 김동규, 김산하, 김세리, 김송, 김수진, 김연희, 김용건, 김원준, 김유나, 김의현, 김재강, 김정훈, 김지현, 김지현, 김현수, 노류영, 문호균, 박가영, 박소영, 박시연, 박지혜, 박현진, 서형주, 송은지, 송채림, 신한철, 양희준, 오근영, 오...2023-01-13 07:56
만리재에서 꺾이지 않는 ‘올해의 결심’새해가 될 때마다 ‘결심’하지만, 스스로와의 약속은 번번이 깨졌다. 2022년 새해가 밝아올 무렵, 무슨 다짐을 했는지는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그래도 2022년 ‘올해의 결심’ 하나는 아직 꺾이지 않았다. 7월 통권호 주제를 ‘비건’(Vegan)으로 정하고 나서 고...2023-01-06 15:44
만리재에서 박경석, 윤석열, 우영우, 기후묵시록… 2022년을 달리다이번주 편집장 칼럼은, 2022년 한 해 동안 독자 여러분께 고마웠다는 인사말로 대신하려 한다. 누리집(http://h21.hani.co.kr)을 새로 단장하면서 ‘독자가 꼽은 2022년 최고의 표지’에 투표하고 의견을 남겨달라는 부탁에, 많은 독자가 응답해주셨다. ...2022-12-30 08:42
만리재에서 숫자로 본 2022년7~8년 전, 당시 최아무개 편집장은 무슨 장부를 기록하듯이 툭하면 ‘숫자’를 헤아리곤 했다. “이번호가 편집장으로 만든 66번째 잡지야” 이런 식이었다. 그렇게 67번째, 68번째 잡지를 만들더니 결국 100번까지 채우고는 편집장 직책을 내려놓았다. 그때만 해도 경...2022-12-21 14:49
만리재에서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가 하는 일연말이 가까워오면 뉴스룸은 잠시 문학잡지 편집실 흉내를 낸다. ‘이 작품은 김초엽 소설이랑 비슷하네요’ ‘배경을 설명하려 드는 게 소설 같지 않음’ ‘이게 가장 SF스럽네요’. 손바닥문학상 예심 심사위원을 맡은 기자들이 모인 단체대화방이 내내 시끄러웠다. 특히 올해는...2022-12-14 08:20
만리재에서 이태원 158명, 듣겠습니다 들려주세요이름, 나이. 처음 기자가 되고 나서 반드시 챙기라고 배운 기본 정보는 이 두 가지였다. 세상 누구를 취재하더라도, 분명히 확인해야만 했다. 황예람인지, 황예란인지, 황예랑인지. 한국 나이로 30살인지, 만 나이로 30살인지. 익명의 그늘에서 추상화된 개인이 아니라, ...2022-12-09 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