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31호 표지이미지
세종시 금남면에 있는 세종보를 중심으로 금강 상류와 하류, 어느 쪽으로 눈길을 옮겨도 드넓은 모래밭이 펼쳐집니다. 금강 하류 쪽으로 차를 달려 공주보에 도착해보니 그곳에서도 거대한 모래밭이 나타납니다. 신발·양말을 벗고 올라갔더니 부드러운 촉감이 맨발을 간질간질합니다. 모래를 살살 뒤집으면 재첩이 하나둘 나옵니다. 작은 것은 쌀알만 하고 큰 것은 손톱만 합니다. 30년 전 금강 하구에 둑을 쌓으면서 자취를 감췄던 재첩이 돌아온 것입니다.
제1331호에서는 예전 모습을 되찾아가는 금강을 담았습니다. 세종보~공주보~백제보 구간을 걸으며 녹조 현상은 사라지고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출현하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여름 더위와 함께 창궐했던 ‘녹조라떼’는 올해 들어 한 차례도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수달과 왜가리, 백로 등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2년6개월 전 세종보와 공주보를 개방한 뒤 일어난 변화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4대강(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에 생명과 자유를 돌려주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일단 일부 보의 수문을 상시 개방하고 경제성을 따지기로 했습니다. 또 2019년 6월까지 보 처리 방안을 확정하고 12월까지는 실행 계획을 마련해 집행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보수 언론의 공격과 총선 영향 등을 의식한 탓에 정부의 행보는 자꾸만 더뎌졌습니다.
돌고 돌아 이제, 4대강의 운명을 결정할 시간이 다시 다가옵니다. 오는 10월, 국가물관리위원회가 금강의 세종보·공주보·백제보, 영산강의 죽산보·승촌보의 처리 방안을 결정합니다. 이 결정을 청와대와 환경부가 빠르게 집행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방정부와 지역주민의 반대가 거세지면 또다시 정부는 결정과 집행을 미룰지도 모릅니다.
인간이 이해득실을 따지며 머뭇거리는 동안, 자연은 스스로 치유하며 생명력을 빠르게 회복해갑니다. 보의 수문이 열려 가로막힌 물길이 트이자 금강에는 모래톱이 52만7천㎡(축구장 면적 74배), 풀이 자라는 수변 공간이 81만9천㎡(축구장 면적 115배) 늘었습니다. 참으로 경이롭습니다. 다른 강도 금강의 흐름을 따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은주 편집장 ejung@hani.co.kr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내란특검, 박성재 징역 25년 1심 판결 전부 항소 취하
![폭염에 말라붙은 강, 빙하기 ‘매머드’ 나왔다…턱뼈·대퇴골 우르르 [포토] 폭염에 말라붙은 강, 빙하기 ‘매머드’ 나왔다…턱뼈·대퇴골 우르르 [포토]](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731/53_17854732732482_20260731501106.jpg)
폭염에 말라붙은 강, 빙하기 ‘매머드’ 나왔다…턱뼈·대퇴골 우르르 [포토]

검사 수사권 완전 폐지, 70여년 사법체계 전면 전환…‘국민적 동의 부족’ 우려도

정성호 법무 “이제 검사는 수사 못 해…부작용 있다면 신속히 보완·수정해야”

“수로 위 다 치우세요”…대통령 ‘사이다 계곡 정비’, 농민들 날벼락

“보이스피싱 자금 유입 계좌 풀어달라” 계좌주에 잇단 패소 판결

박지원 “수사권 박탈된 검사들, 윤석열·한동훈을 원망하라”

김민석 “‘1차전’ 열세여도 결국 이길 것”…정청래 “추세가 대세 될 것”

‘우승’ 북한 내고향 축구팀 감독, 수원FC에 “이런 높은 수준 팀 처음”

“홍명보 보복” 묻자 김진규 “손흥민 남아공전 안 뛰어서 졌다고 생각 안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