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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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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아니니까~

등록 2019-06-14 10:57 수정 2020-05-03 04:29

지난호(제1265호) 표지이야기 ‘플라스틱 로드’는 독자들이 없었다면 탄생할 수 없었습니다.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독자의 깊은 문제의식에 감탄했고, 취재·기사 작성 과정 내내 계속된 성원에 늘 든든하고 고마웠습니다. 참여해주신 독자 25명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라고 말로만 때우기는 부족한 듯합니다. 그래서 민망함을 각오하고 노래를 부르겠습니다. (응?) 같이 노래방에 왔다고 상상하시고 즐겨주세요! 노래방의 꽃, 가사 바꿔 부르기로 여러분과 함께한 시간을 되돌아보려 합니다! 손발이 오그라들더라도 마이크 뺏지 마시고 귀엽게(?) 봐주세요! 준비되셨나요? 세이! 예! 소리 질러~~~!! (아래 노래를 만들고 부르신 이들에게는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첫 곡. 방탄소년단 <dna> (to 독자 25명에게)
첫눈에 널 알아보게 됐어. 서로를 불러왔던 것처럼. 내 혈관 속 DNA가 말해 줘. (카톡방에서, 회의실에서 플라스틱을 주제로 토론할 때 알았어) 내가 찾아헤매던 너라는 걸. 우리 만남은 독자표지공모제! 플라스틱 로드!! 내게 주어진 운명의 증거. 너에게 내민 내 손은 정해진 숙명. (마디 점프) 걱정하지 마! love. 이 모든 건 우연이 아니니까!

♬두 번째 곡. 김광진 (to 플라스틱에게)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순리를 거슬러 (사람과 환경을)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 말 1265호에 담았소. (마디 점프) 그대 있음으로 편리한 날들 있었기에 감사하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내버려둘 수 없소. 진정 재활용 잘되길 바라겠소. 이 마음만 가져가오.

♬세 번째 곡. 윤종신 (feat. ‘플라스틱 로드’를 마친 뒤)
다시 태어난 것 같아요. 내 모든 게 달라졌어요. 그대 만난 후로 난 새사람이 됐어요. 우리 편집장이 제일 놀라요. 우선 장보러 갈 때 그대가 권해주던 에코백을 가지고 가요. 찾기 어려워도 플라스틱 포장 안 된 상품을 찾아요. 쓰레기를 버리며 플라스틱 배출 4대 원칙을 따라 해요. “비운다. 헹군다. 분리한다. 안 섞이게 한다”(제1265호 31쪽 참조) 카페 일회용 컵은 쳐다보지 않아요. 관심도 없던 텀블러를 사서 들고 다녀요. (마디 점프) 오~ 놀라워라 플라스틱 향한 내 마음. 오~ 새로워라 처음 보는 내 모습. 매일 이렇다면 플라스틱에 신음하는 거북이와 고래도 참 살아갈 만할 거예요!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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