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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 21을 읽어주렴

너에게 하고픈 말
등록 2018-09-15 13:11 수정 2020-05-03 04:29
박은정 제공

박은정 제공

독박 육아라 매일 신문 볼 시간이 없어 로 갈아탄 게 7년 전이다. 주중에는 틈틈이 칼럼, 문화 기사 등을 보고 주말이면 묵직한 기사를 읽었다. 경기도 양주의 박은정(41)씨는 수화기 너머로 “힘내라”는 말을 거듭했다. 자신에게 하는 말처럼 들려서일까, 진심이 느껴졌다. 당부도 많았다. ‘#난민과함께’처럼, 해야만 하는 보도를 할 때는 악평 가득한 댓글만 보지 말고 조용한 지지자들을 믿어달라고 했다.

최근 인상 깊게 읽은 기사는.

얼마 전 고공농성 사진을 봤다. 예전에 기획으로 매주 꽤 오랜 기간 보도됐던 기억이 있다. 오랜만에 등장한 농성장 사진을 보니 정권이 바뀌어도 여기는 이렇구나, 쉽게 바뀌지 않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또…, 암 투병하는 대한항공 승무원 얘기는 충격적이었다. 빈민층이나 3D 업종의 사연은 안타깝지만 내 일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사회가 많이 변해야 한다 정도? 그런데 항공사 승무원이라고 하면 선망하는 직업에서도 우선일 텐데, 그런 사람들이 방사선 위험에 알면서도 노출돼 있고, 무방비로 전락하는 것을 보니 놀랐다.

정말 꼼꼼하게 읽는 듯하다.

만이 쓸 수 있는 기사가 있다. 승무원 기사도 그렇고, (유전자가위 기술과 관련된) 서울대 특허 날치기도 그렇고, 어느 매체에서도 볼 수 없는 기사다. 참, 프로파일러 칼럼도 앞으로 재미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더 보고 싶은 보도가 있나.

지금도 좋다. 엄마들 얘기를 좀더 다뤘으면 좋겠다. 아이가 좀 크면 무슨 일이든 다시 할 수 있을 걸로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다. 크면 크는 대로 누구에게 맡길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에 아쉬웠던 점은. 일단 배송이 늦었던 적이 있어서 그것부터. 편집장이 바뀌면 ‘애정하는’ 코너가 사라지는 경우가 있었다. 글쎄, 아쉽기보다는 안쓰럽다. 더 팔려야 할 텐데.

그럼 에 대한 바람 말고 개인적인 바람을 얘기해달라.

(한참 고민 끝에) 우리 아이가 을 읽는 아이로 컸으면 좋겠다. 내가 고3 때 시사잡지를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대표적인 보수 주간지를 봤다. 당시 그게 제일 먼저 눈에 띄어서. 누군가 을 보라거나 그걸 보는 사람이 있었다면, 그때부터 봤더라면 더 좋았을걸.

이번에는 을 7년 동안 함께 본 아이에게 한마디.

윤아, 엄마의 아이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인터뷰를 마치고 독편인 박씨는 독편 카톡방에 한마디를 남겼다.

“전화 끊자마자 생각난 건… 엄마 말 좀 들어라!!! 이거였어요.”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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