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기운찼다. 김보금(60·사진 왼쪽)씨의 화통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전해졌다. 경력단절 여성들의 취업 연계와 교육을 담당하는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에서 일하는 그는 “제가 에너지가 겁나게 많은 사람이거든요. 하하하”라며 자신을 소개한다. ‘늦깎이’ 대학원생 시절, 교수님 방에 있던 을 훔쳐(?)보던 생활을 청산하고 을 정기구독한 지 8년째. 세상을 비틀어 보는 남다른 시각에 매료됐던 그때처럼 지금도 에 대한 애정은 한결같다. “이 오는 수요일을 손꼽아 기다려요. 그날 제 자리에 이 없으면 불안해요. 잡지를 읽을 땐 처음부터 끝까지 밑줄을 쳐가며 정독해요. 한 글자, 한 글자 놓치지 않으려고요.”
목소리에 힘이 넘치세요. 27년간 소비자운동단체에서 일하다 지금은 경력단절 여성들의 취업을 돕고 있어요. 이곳 센터에 오는 여성들 중 1년에 4400여 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얻었어요. 그들의 재취업 성공 스토리를 담아 지난해 11월 라는 책도 냈어요.
제 주변에도 많은 경력단절 여성들이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미혼 여성들이 결혼해서 계속 일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적다보니 저 역시 시어머니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일을 하기 힘들었어요. 무엇보다 처음부터 경력단절을 예방하는 정책이 우선돼야 하죠.
에서 눈여겨보는 연재물이나 칼럼이 있다면. ‘공지영의 딸에게 주는 레시피’를 챙겨봅니다. 음식에 대한 애정을 담고 사람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공지영씨의 글이 좋아요. 레시피도 아주 쉬워서 따라할 수 있어요. 딸이 그걸 보고 오징엇국을 먹고 싶다고 해서 직접 만들어 먹었어요.
기억에 남는 기사는. 농·축산 이주노동자들을 다룬 ‘눈물의 밥상’ 기사를 읽고 그들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보게 됐어요. 제가 먹는 밥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생각하게 됐고요. 제 자리에서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라는 고민으로까지 이어졌죠. 그러다 이주 여성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을 위한 직업 프로그램 등 교육강좌를 새로 만들었어요.
주로 언제 을 보세요. 하루나 이틀 정도 날짜를 정해서 보는 편이에요. 장거리 여행을 하거나 출장 갈 때 꼭 챙겨요. 다 본 은 아까워서 그냥 못 버려요. 제가 일하는 곳의 독서실에 꽂아둡니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요.
앞으로 다뤘으면 하는 기사는. 정치·사회 분야를 더 파고들고 그 이면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소외계층의 이야기를 더 많이 담았으면 좋겠어요.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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