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종례 시간에 만나는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뜻깊게 다가가고 싶은데, 방법을 고민하다 도움을 요청합니다.”
‘20년 독자’ 김정옥(40)씨가 에 SOS를 쳤다. 사회 교사인 김씨에게 2015년은 특별한 해다. 모교에서 근무하는 마지막 해. 공립학교라 4년마다 순환근무를 하는데, 2012년 모교인 부산동여자고등학교에 배정받았다. 그 마지막 해인 올해는 김씨가 생활했던 바로 그 교실 ‘1학년4반’ 담임을 맡고 있다. “정말 기막힌 인연이죠? 그런데 학기 초라 우리 반 아이들과 여전히 서먹하고 어색합니다. 아이들에게 ‘짠~ 나 이런 사람이야’ 알려주고 싶어요.”
‘그때 그 교실’이라니 어릴 때 모습이 떠오르실 때도 있겠어요. 고교 시절 저는 덥수룩한 곱슬머리에 말수가 적고 소심한 아이였어요. 교실이 현관 입구에 있는데 늘 바깥에 나가서 햇볕 쬐기를 좋아했고요. 바뀐 환경에 적응하는 걸 어려워해서 고1 때 무척 힘들어했던 기억이 있죠. 지금 우리 반 아이들도 불안해하는 게 보여요. 다독여주며 힘내라 말해주고 싶어요.
4월이 다 지나가는데 아직도 서먹한가요. 학기 초는 언제나 그래요. 교사와 학생도 서로 탐색하는 시기예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더 이상 젊은 교사가 아니어서 스스로 선을 긋고 폼 잡느라 아이들에게 좀더 친밀하게 다가가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진지함이 무거움이 돼서 엄숙함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 되돌아보고 있어요.
20년 독자라니 놀랍습니다. 장기 구독의 이유는 뭔가요. 은 늘 저를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어요. 사실 이슈가 동떨어져 있다거나 반복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어요. 그렇지만 대체로 둔감해진 사회 이슈에 대해 ‘아, 이런 것도 있지’ 일깨워주고,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이런 주제를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게 합니다. 내가 걸어가는 이 길이 맞는가, 삶의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하고, 때로는 지지도 얻습니다.
을 읽으시는 방법은. 뒤에서부터 봅니다. ‘노 땡큐!’를 먼저 읽은 뒤 레드면 칼럼들을 봅니다. ‘강명구 교수의 반쪽 시골생활’의 팬이었는데 연재가 끝나서 아쉬워요. 뒤부터 보는 이유는 앞의 무거운 이야기들을 읽기 전에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서입니다.
최근 기억에 남는 기사는 무엇인가요. 세월호 통권이 인상적이었어요. 그중 아이들 빈방 사진이 기억에 남아요. 도 구독하는데 박재동 화백님이 그리신 그림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꼭 챙겨봤거든요. 그래서인지 빈방 사진을 보자 제가 본 아이들과 읽은 아이들의 이야기가 겹쳐져 마음이 아팠어요.
1학년4반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얘들아, 중간고사 보느라 고생 많았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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