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101번째 생일’ 101번째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은 8일 오후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77개 여성·시민·노동단체들이 서울 청계광장에서 함께 연 한국여성대회. 한겨레 김태형 기자
→ 물어보신 대로 우선 언론계에서 쓰는 ‘여성계’의 의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계(界)는 사전적 의미로는 ‘(어떤 명사 아래에 쓰여) 그 명사가 뜻하는 사업이나 사회의 한정된 분야를 이르는 말’이라고 돼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성계는 ‘남성들의 사회’에 대응하는 ‘여성들의 사회’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와 달리 흔히 남성들의 사회를 ‘남성계’라고 통칭해 부르지는 않죠. 그렇다면 ‘여성계’라고 쓰는 이유는 ‘남성적 혹은 남성 지배 사회’라는 맥락에서 사용되는 용어라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이은경 편집국장의 말을 들어볼까요?
“우리 신문에서는 기사를 작성할 때 ‘여성계’란 표현은 되도록 안 쓰려고 하고 있다. 특정 또는 몇몇 여성단체의 입장은 ‘여성단체’로 표현한다. 다만, 여성 관련 이슈에 대해 여성단체들이 연대해서 목소리를 낼 때는 이렇게 ‘연대하는 여성인물군’을 총칭해 ‘여성계’라고 기사에 표현하기도 한다. 여성 쪽은 상대적으로 진보와 보수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아서 그런지 언론에서 여성계라고 흔히 표현되는 것 같다.”
혼연일치와 관련해 좀더 부연하면, ‘계’는 생물 분류학에서는 가장 상위의 단위입니다. 이 점을 고려하면 여성계는 여성 일반이 혼연일체가 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은경 국장의 말이 시사하듯, 언론이 혼연일치된 여성들의 의견이란 관점에서 ‘여성계’라고 표현하는 건 아닙니다. 관례적으로 쓰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사실 대통령과 여성운동단체장들도 여성계라는 표현을 곧잘 쓰고 있습니다. 올해 ‘여성 신년인사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여성부에 “여성계의 선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고, 은방희 전 여성단체협의회 회장도 어디선가 “여성계 재목들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여성계가 도대체 뭐요?”라는 질문은 문민정부 시절에 어느 국회의원도 던진 바 있습니다.
“(정무(제2)장관실 발족 초창기에)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김중위 의원이 질문을 한다. ‘여성계, 여성계 하는데 도대체 여성계가 뭐요? 실체가 있기나 한 겁니까?’ 이에 대해 당시 권영자 정무(제2)장관은 ‘여성계라 함은 주로 여성단체를 말하는데, 여기에는 여성학자 등 전문가도 포함됩니다’라고 답변한다. 한마디로 여성계의 실체는 여성단체라는 것이다.”(황인자 전 정무(제2)장관실 비서관, )
국내 여성단체는 한국여성단체연합(여련),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여협), 한국여성민우회 등 400여 개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류 여성운동을 주도하는 단체는 여련입니다. 문은미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렇게 말합니다. “여성운동은 주로 여련을 중심으로 하는 운동이다. 여련을 중심으로 하는 여성운동의 영향력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위치다. 그러나 여성운동은 이미 다양해지고 있고 여련의 운동만으로 대표될 수 없고 대표돼서도 안 된다.”
참고로 여성 관련 대중·언론 매체와 관련해 1950년대 대표적인 여성잡지로 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2003년에 네이버 뉴스 카테고리 중 하나로 ‘여성계 뉴스’가 있었는데, 페미니즘에 치우친 기사가 많아서 네티즌 의견란이 남성들의 불만으로 늘 시끄러웠다고 합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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