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히고 싶지 않아요.<한겨레21> 박승화 기자
→ 까다로운 질문입니다. 사진기자 입장에서 답하기 조심스럽군요. 질문하신 내용과 같이 사진으로 인해 받는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권리가 ‘초상권’입니다. 사진기자들도 초상권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해왔습니다. 그러나 뚜렷한 기준이 만들어져 있지는 않습니다.
초상권의 핵심은 사진을 찍히는 대상자의 승낙 여부에 있습니다. 당사자의 동의 없이 사진을 찍거나 당사자가 반대 의사를 밝혔는데도 촬영을 할 경우 초상권 침해에 해당됩니다. 하지만 자세한 법 규정이 없고 사안마다 여러 가지 다른 법 해석이 존재해 논란이 많습니다.
사진기자들이 자주 취재하는 것 중에 행인이 많은 거리 촬영이 있습니다. 한 사진 속에 몇십 명의 사람이 동시에 찍히게 되는데, 일일이 허락을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면 이 경우 사진 속의 사람들은 초상권 침해를 당한 걸까요? 답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당사자 동의 여부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공개된 장소에서 사진 촬영 사실을 몰랐다고 해도 사진 취재는 국민의 ‘알 권리’라는 공익을 위한 것이므로 초상권 침해가 아니다”라는 게 일반적인 판례입니다.
올해 10월 한 시민이 시위 현장 사진에 자신의 모습이 무단으로 게재됐다며, 해당 매체를 상대로 초상권 침해 소송을 낸 일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공공장소에서 하는 집회·시위는 본질적으로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행동이므로, 동의 없이 사진 촬영을 해도 초상권 침해가 아니다”라는 판결을 했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이고 악의적인 보도에 사용됐다면 당연히 초상권 침해에 해당합니다. 몇 년 전 미 시사주간지 가 한국의 과소비 풍조를 다루면서 이화여대 정문을 나서는 여대생의 사진에 ‘돈의 노예’라는 제목을 달았다가 초상권 침해로 인정돼 손해배상을 한 일이 있습니다.
보통 언론사는 재난이나 사건·사고 보도 때 인간 존엄성에 어긋나는 끔찍하거나 혐오스러운 장면을 편집 과정에서 걸러냅니다. 부득이 사용하는 경우엔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요. 와 의 ‘취재보도준칙’은 사진 취재에 대해 이런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특정한 개인을 촬영할 때에는 대상자의 동의를 얻는다. 다만, 개방된 공간에 공개돼 있는 사람들, 공인 또는 이에 준하는 인물,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는 인물 등의 촬영은 예외로 한다. 사진은 연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촬영 대상이 자세를 취해준 사진은 독자가 알 수 있도록 그 정황을 사진 설명에 담는다.”
촬영 전후에 당사자에게 자신의 신분과 촬영 내용을 설명하는 것이 사진 촬영의 기본입니다. 혹시 그런 과정 없이 사진을 찍히게 된다면 촬영자의 신분과 촬영 의도를 확인하고 당신의 의견을 전하세요. 이런 과정이 번거로우시면 카메라를 향해 가볍게 손을 들어 ‘V 표시’를 하세요. 십중팔구 그 사진은 선별 과정에서 버려질 것입니다.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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