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만있자~, 확인을 해보죠. 지난해 4월19일(한국시각)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캠프데이비드에 도착한 이명박 대통령 부부가 찍은 사진이 보이네요. 사진 왼쪽부터(편의상 경칭 생략합니다) 김윤옥-조지 부시-이명박-로라 부시가 활짝 웃고 있습니다. 올 4월1일(현지시각)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참석차 영국을 방문했을 때 총리 공관 앞에서 찍은 사진도 마찬가집니다. 사진 왼쪽부터 세라 브라운-이명박-김윤옥-고든 브라운인걸요~! 순서는 달라도 결론은 하나, 상대방 ‘영부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계십니다. ‘인-의-예-지!’ 땅에 떨어지고 만 건가요?
청와대 외교·의전비서관실로 전화 걸었습니다. 이름 밝히길 꺼리시는 ‘당국자’ 님, 전화 받으십니다. 묻습니다. ‘왜~?’ 친절한 답변, 주~욱 내놓으십니다.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원래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나라가 의전 관례만 따지자면 손님을 자신의 오른쪽에 세운다. 그러니까, 바라보는 입장에선 좌측이다. 국가원수는 ‘레이디 퍼스트’ 원칙도 압도한다. 국민을 대표한다는 상징성 때문이다. 당연히 대통령이 먼저다. 우리 대통령이 오른쪽에 먼저 자리를 잡은 뒤, 나머지를 거기에 맞추게 된다.”
위에 언급한 첫 번째 사진에 들어맞는 설명입니다. ‘손님-주인-손님-주인.’ 왜 오른쪽이 더 좋은 자리일까요? “서양에선 예전부터 칼을 왼쪽에 차고 다녔기 때문에, 오른쪽에 서는 게 혹시라도 위해를 가하려는 시도가 있을 때 더 안전하다는 생각했던 것 같다”는 설명입니다. 근데 두 번째 사진처럼 ‘주인-손님-손님-주인’인 경우는 뭔가요? 이런, “때와 장소에 따라 유동적”이라시네요.
“가령 영국에선 자체 왕실 의전이 있다. 우리가 바라볼 때 맨 왼쪽에 엘리자베스 여왕이 서고, 그다음 우리 대통령이 서고, 그 부인이 서고, 여왕의 부군이 서는 순서다. 반면 미국은, 솔직히 자기들 멋대로다. 정상회담할 때 가서 ‘촬영 대형 어떻게 하느냐’고 물으니, ‘자연스럽게’라고 대답하더라. 그게 ‘기념촬영’ 아니냐고.”
그렇군요. 최근 워싱턴을 국빈 방문한 만모한 싱 인도 총리 부부가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찍은 사진의 ‘도열 순서’가 들쭉날쭉이군요~! 그러니, 이를 어쩌죠? ‘오른쪽이 중요한 자리’라는 것뿐, 일이관지하는 원칙은 없는 모양이네요. 기자회견할 때도 마찬가지랍니다. 워싱턴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오른쪽(바라보는 방향에선 왼쪽)에, 서울에선 오바마 대통령이 오른쪽에 섰다는 사실만 기억하시면 되겠습니다.
내친김에 더 물었습니다. “의전이란 뭔가요?” 답이 쉽네요. “손님이 불편하지 않게 물 흐르듯 행사를 진행하는 겁니다. 손님이 어색하지 않게, 사전에 동선까지 파악해 우왕좌왕하지 않게 해드리는 게 의전입니다.” 흠, 어렵군요~! 그래서 일반적으로 국빈 방문인 경우, 최소한 방문 2~3개월 전부터 준비를 한답니다. 1개월 전엔 상대국에서 선발대를 보내 협의를 하고, 보름이나 일주일 전부터는 두 나라 의전팀이 회담 장소에서 함께 준비한답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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