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이 2023년 5월9일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했다.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윤석열 효과’를 절감 중이다. 한 친구가 말했다. “나는 요새 술 좋아하고 말 많은 직장 상사가 멀쩡해 보여. 무능하지는 않거든.” 다른 친구가 말했다. “나는 남편이 예뻐 보여. 무능하지만 남 탓 하지는 않거든.” 또 다른 친구가 말했다. “나는 내가 훌륭해 보여. 무능하고 남 탓 하지만 거짓말은 안 하거든.”
점점 인질이 돼가는 기분이다. 어쩌지 못하니까 그냥 받아들여버린달까. 괜찮다고 믿어버린달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주장을 들으면서, 취임 1주년 자화자찬은 안 한다더니 자료집 내고 온라인 사이트 열기 바쁜 대통령을 보면서, 세상 시끄럽건 말건 언제 어디서나 나만 돋보이면 그만인 여사님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체인지 싱킹’이 되는 것 같다. 이러다가 ‘어그레시브하게’ 대통령 부부가 좋아져버리는 건 아닐까. 미쳤나봐.
윤석열 이름에 이재명이나 더불어민주당을 넣어도 ‘그 효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어쩌면 이 순간에도 가상자산 거래를 하고 있을지 모르는 김남국을 넣어도 된다. 아무리 욕하면서 닮는다지만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을까.
전문 업자 수준을 넘어 중독에 가까운 가상자산 거래가 들통난 뒤 김남국 의원이 한 언행 중 가장 어이없는 두 가지가 있다. 검찰이 “이 정권의 실정을 덮으려고” 자기를 노렸다는 주장과, 다른 언론매체들은 제쳐두고 기어이 김어준의 유튜브 방송에만 두 차례 나와 그런 주장을 한 사실이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에게만 통할 얘기를 그들만 듣는 매체에 하는 건 신앙활동이지 정치활동이 아니다. 이 정권의 실정은 김남국의 가상자산 파동 따위로 덮이지 않는다. 그러기에는 너무 중차대하다. 검찰은 찍어내고 흘리고 꿰맞추고 몰아붙이는 데 이골이 난 집단이지만, 아예 없는 죄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그는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편이 나았다.
많은 이가 검찰권력에 대한 입법통제 과정에서 보여준 민주당의 시행착오를 ‘못남’으로 치부했다. 실수하고 잘 못해도 취지는 이해했으니까. 하지만 명백한 자신의 잘못까지 “한동훈 검찰의 작품”이라고 눙치려는 궤변을 접하니, 기가 막힌다. 일부 민주당 인사는 그런 궤변을 옹호까지 한다. 이는 못난 게 아니라 나쁜 거다. 못난 건 참고 기다리거나 따끔하게 야단치며 품을 수 있지만 나쁜 건 어찌할 수가 없다.
범민주당 지지자 중 상당수는 조국 사태와 박원순 사태를 ‘겪어내’면서 어지간한 자극에는 상처 입지 않는 굳은살이 생겼다고 여겨왔지만 이번 일에는 마냥 우스꽝스럽고 허탈해졌다고 토로한다. 이런 복잡다단한 마음마저도 민주당은 참 쉽고 밋밋하게 대하는 것 같다.
김남국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까지 내내 떠밀리듯 온 과정은 단지 우왕좌왕이 아니었다. 윤리와 책임의 실종이었다. 이재명 대표가 본인의 사법 리스크에 갇혔기 때문만일까. ‘강성 코인’에 올라타 현실 바로 보기를 게을리한 때문만일까. 그게 그의 정치적 실력과 리더십의 실체는 아닐까. 송영길 전 대표가 연루된 전당대회 ‘돈봉투’ 파동 때도 이 대표는 난처한 질문 앞에서 국민의힘 관련자들의 비위를 환기하며 화제를 돌렸다. 순발력과 감각을 보여줬다고 여길지 모르겠으나 ‘급이 안 맞는 일’을 갖다 붙이는 얄팍한 면피로 보였다.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의 능력이 드러난다. 결국 사실은 스스로 말한다. 감춰지지도 꾸며지지도 않는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지만 썩은 가지 하나 제대로 도려내지 못하는 이에게 숲은커녕 나무조차 맡길 사람은 없다.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윤석열, ‘사형’ 훈장으로 여길 것”…서울대 로스쿨 교수 경고

‘뒤늦은 반성’ 인요한 “계엄, 이유 있는 줄…밝혀진 일들 치욕”
![국민들이 이혜훈의 3번째 역전극을 봐야 하는가? [권태호 칼럼] 국민들이 이혜훈의 3번째 역전극을 봐야 하는가? [권태호 칼럼]](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112/53_17682068560363_20260112503202.jpg)
국민들이 이혜훈의 3번째 역전극을 봐야 하는가? [권태호 칼럼]

“임무 완수, 멋지지 않나”…김용현 변호인, 윤석열 구형 연기 자화자찬

특검, 이상민 징역 15년 구형…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혐의

관세로 장사 망치고, 공무원들은 내쫓겨…‘일상’ 빼앗긴 1년

‘케데헌’ 골든글로브 2관왕…한국어로 “엄마, 사랑해!”

유재석도 든 MBC ‘레고 꽃다발’에 화훼업계 반발…“마음에 상처”

‘아시아의 별’ 보아, 25년 동행 SM 떠났다…지난달 31일 전속계약 종료
![[단독] 김병기 1천만원 준 전직 구의원 “총선 전 돈 요구…다른 구의원도 줘” [단독] 김병기 1천만원 준 전직 구의원 “총선 전 돈 요구…다른 구의원도 줘”](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112/53_17682093766219_20260112503379.jpg)
[단독] 김병기 1천만원 준 전직 구의원 “총선 전 돈 요구…다른 구의원도 줘”

















![[단독] 서울시가 세운3-2·3구역 용적률 올리자, 한호건설 예상수익 1600억→5200억원 [단독] 서울시가 세운3-2·3구역 용적률 올리자, 한호건설 예상수익 1600억→5200억원](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109/53_17679679801823_20260108503886.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