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3년 1월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며 잠시 입을 닫고 있다. 한겨레 김봉규 선임기자
당대표 출마를 놓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던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고심 끝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나 전 의원은 2023년 1월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며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나 전 의원은 2023년 들어 국민의힘 ‘당심’(당원의 마음) 지지율이 높았던 대표주자다. 1월 잇달아 공개된 <한겨레>, SBS, MBC 등 여러 언론사의 국민의힘 지지층 조사에서 나 전 의원은 일제히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던 나 전 의원의 ‘헝가리식 출산장려정책’(다자녀가정 대출원금 탕감 정책) 아이디어를 공개적으로 반박하고, 나 전 의원이 사의를 밝히지 않은 외교부 기후대사직에서도 해임하는 등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이 그에게 없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여기다 초선 의원들이 나 전 의원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내는 등 전방위 압박이 이어지자 나 전 의원은 결국 출마를 포기했다.
‘당심’ 1위 나경원 후보가 빠지면서 3월8일로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안철수 후보와 김기현 후보의 양강 구도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른바 ‘민심’(무당층·더불어민주당 지지층 포함 조사) 1위를 차지한 유승민 전 의원은 아직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정부 출범 뒤 첫 전당대회가 ‘윤심 확인 대회’로 굳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2022년 12월 전당대회 규칙을 개정해 당대표 선출 규정을 ‘당원 투표 70%+여론조사 30%’에서 ‘100% 당원 투표’ 방식으로 바꿨다. ‘비윤’(비윤석열파)을 후보에서 배제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나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정당은 곧 자유민주주의 정치의 뿌리다. 포용과 존중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말했다.
신다은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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