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던 이준석의 말이 줄었다. 자주 찾던 방송사 대신 그가 간 곳은 광주 무등산이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증거 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해 6개월 동안 당원권이 정지되는 중징계를 받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022년 7월13일 페이스북에 비와 땀에 젖은 모습의 사진과 함께 짤막한 글을 올렸다. ‘원래 7월에는 광주에 했던 약속들을 풀어내려고 차근차근 준비 중이었는데 광주시민들께 죄송합니다. 조금 늦어질 뿐 잊지 않겠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그 전날 광주 청년 지지자들과 식사자리를 갖기도 했다. 그는 제20대 대통령선거일 뒤인 3월10일 광주를 찾아 복합쇼핑몰 건설, 무등산 방공기지 이전 문제 등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단계부터 해결해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예전처럼 격한 언사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등에게 싸움을 걸지는 않았다. ‘조금 늦어질 뿐’이라며 언젠가 대표직으로 돌아올 거라는 암시를 던졌다. 이 대표의 빈자리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6개월간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채우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권성동 대표 체제에 반대하는 장제원 의원을 중심으로 얘기되던 조기 전당대회 논의도 사그라들었다.
이 대표에 대한 여론은 아직 유동적이다. kbc광주방송 등이 여론조사전문기관 넥스트위크리서치에 맡겨 7월12~13일 전국 만 18살 이상 성인 1천 명에게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를 물었더니, 응답자의 22.9%가 이 대표를 꼽았다. 안철수 의원이 20.4%로 뒤를 이었다. 격차는 오차범위 안이었다. 이 대표 징계에 대한 의견으로는 ‘특정 세력이 당권을 장악하기 위한 정치공작’(45.2%), ‘의혹에 따른 정당한 결정’(43.6%) 순으로 나왔다. 이 역시 오차범위 안에서 판단이 갈렸다.
반년 뒤 그는 다시 당대표를 맡을지 모른다. 2022년 3월 이준석 대표는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비문명적 관점의 불법 시위”라고 규정했다. 강자가 아닌 약자와 싸우며 주목받은 집권여당 대표. 그가 돌아온다면 무엇을 반성하고 성찰한 모습일지, 그의 거칠었던 언행은 얼마나 달라질지 궁금하다.
이정규 기자 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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