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팀이다, 라는 게 평소 생각이다. 경영도 정치도, 성패를 좌우하는 건 팀이다. 보스 한 사람의 영향력이 제아무리 크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손에 쥐었다 하더라도, 아니 그럴 때일수록 결국엔 보스를 포함해 그 지근거리에 포진한 사람들로 이뤄진 팀이 어떤 팀플레이를 펼치느냐가 모든 걸 판가름한다. 기업에 빗댄다면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한 일종의 최고의사결정 조직일 테고, 정권으로 따진다면 최고권력자를 둘러싼 최상위 권력 동심원 그룹 정도가 아닐까 싶다. 유기적이되 투명해야 하고, 적절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해야 하며, 무엇보다 팀을 이끄는 보스 한 사람에 의해 맹목적으로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팀에 속한 구성원들은, 보스 한 사람의 눈치만 볼 게 아니라, 자신이 속한 팀 전체의 운명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그래야 보스를 위해서건, 팀을 위해서건 옳은 선택과 행동이 나오는 법이다.
이런 잣대로 본다면, 집권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팀플레이는 형편없는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총수 일가의 일방적 전횡에 결국 맥없이 추락한 일부 재벌기업의 운명과 서둘러 한데 겹쳐지는 느낌마저 든다.
집권 여당과 청와대, 그리고 보수 언론에선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와 관련한 검찰 수뇌부와 수사팀의 ‘갈등’을 두고, ‘항명’이니 ‘막장 드라마’니 하는 단어를 마구 끌어댄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이 갈등의 진짜 뿌리는, 박근혜 정부라는 하나의 팀을 이루는 주요 권력기관(장) 사이의 맹목적 충성경쟁이 낳은 비극일 뿐이다. 대통령 한 사람의 심기만을 보좌하려는 권력기관 사이의 충성경쟁은, 응당 조직 내 충성경쟁으로 내면화한 채 전이되기 마련이다. 집권 여당의 원내수석부대표가 핵심 수사 기밀을 입수해 버젓이 입에 담는 건, 저들 눈에는 현안에 대처하는 찰떡궁합 팀플레이로 비칠지 모르나, 실은 주요 20개국(G20) 나라의 국정운영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음을 방증하는 코미디일 뿐이다.
벌써 몇 달째 이어지는 현 사태의 파장은 그 누구도 섣불리 장담하기 힘들다. 지금까지 드러난 행태만 놓고 본다면, 청와대를 정점으로 한 정권 핵심층의 전략은 ‘무조건 뭉개기’에 가까워 보인다. 저들이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마 시간이 흐르면서 국민 사이에 현안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고 자연스레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사그라지는 시나리오일 게다.
‘민주주의 후퇴’라는 거창한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더라도, 국정운영 시스템의 붕괴는 그 자체가 우리 사회엔 재앙이다. 박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하던 법과 원칙은 이미 놀림감이 된 지 오래다. 지난 대선에서 새로운 메뉴로 등장했던 창조경제는 새마을운동의 재발견이라는 미명 아래 ‘하면 된다’식 정신 개조 운동에 밀려난 지 오래다.
분명, 현 정국을 풀 카드는 박 대통령만이 쥐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꽉 다문 대통령의 입이 열리길 기대한다. 최선의 이벤트다. 대통령의 뜻이 요지부동일 땐, 그와 함께 국정운영의 공동 운명을 쥔 팀이 나서야 한다. 명예로운 공직의 보람을 그까짓 충성경쟁에서 찾을 게 아니라, 진짜 멋진 팀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댓통령’의 운명을 가를 해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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