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다. 정말 재밌다. 요즘처럼 정치판이 재밌던 적이 있던가. 정두언의 눈물, 안상수·홍준표의 이전투구, 조전혁의 돼지저금통…! 정신을 차릴 수 없다. 간만에 정치부 기자들 키보드에 불나게 생겼다. 여기에 ‘용의 눈’을 그려넣은 사건이 하나 더 터졌다.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 사건이 그것이다. 누리꾼들은 이 사건을 ‘주둥이 게이트’라고 명명했다. 해당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의 기사를 보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초반부에 나오는 건달들의 시시껄렁한 음담패설이 연상될 정도다.
“(패널은) 못생긴 애 둘, 예쁜 애 하나로 이뤄진 구성이 최고다” “(아나운서 지망 학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할 수 있겠냐”
남자 고등학교 동창들 사이에서 소주 각 2병씩 마시고 나올 만한 ‘걸쭉한 음담’을 토론회를 마치고 나온 대학생들과의 뒤풀이 장소에서 과시했다는 거다. 그것도 ‘엄친아’급 경력을 가진 최고 엘리트가. 사회가 발칵 뒤집혀질 만했다. 흘러간 유행가 조규만의 가 갑자기 누리꾼 사이에서 회자되더니, 박근혜·나경원 의원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성희롱 발언 의혹도 터져나왔다. 너무나 어이없어서일까. 한 트위터 사용자는 “문화방송 예능 프로 ‘뜨거운 형제’에 나오는 ‘아바타 소개팅’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파장이 커지자, 한나라당 윤리위는 서둘러 강 의원에 대해 제명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하필 기자회견장에 나온 사람이 주성영 의원이었다. 진중권은 자신의 트위터(@unheim)를 통해 “대구의 밤문화가 성희롱을 단죄하는군요. 정의의 승리입니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또 다른 트위터 사용자의 예리한 분석도 눈에 띄었다. “‘가카’와 ‘날당’은 강 의원에게 포상을 줘야 한다. ‘강열사’ 아님 누가 영포회를 눌렀겠는가.”
이정국 기자 한겨레 오피니언넷부문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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