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의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그런데 요즘 농촌에선 수확의 기쁨을 말하는 환호 대신 한숨 소리가 가득하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 당진농민회는 2024년 9월5일 농민대회를 열고 밭갈이에 쓰는 ‘트랙터’로 수확을 앞둔 논을 갈아엎었다.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에 있는 하진호(51)씨의 40㎏들이 벼 20포대가 족히 나오는 논에서도 8월30일 트랙터 두 대가 탐스럽게 영글어가는 벼들을 짓밟았다.
최근 가파른 쌀값 하락으로 출하해도 생산비조차 충당할 수 없게 되자 농민들이 아예 수확을 포기한 것이다. 누렇게 익어 고개를 숙인 벼는 잔혹하게 갈려 그대로 흙더미에 파묻혔다. 윤석열 정부는 2023년 4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농민들에게 ‘쌀값 20만원 수준 유지’를 약속했으나, 산지 쌀값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2023년 쌀 수확철에 최고 21만원 선을 유지했던 80㎏ 한 가마는 현재 17만7천원으로 18%나 하락했다. 농민들의 논 갈아엎기 투쟁은 당진과 철원 외에도 경남, 전남북 등지에서 이어지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정부가 납득할 만한 대답을 내놓을 때까지 논 갈아엎기 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철원·당진=사진·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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