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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버스’ 타고, 봉구야 토리야 해수욕 갈까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 충남 태안이 운영하는 ‘댕댕버스’에 오른 강아지들
등록 2023-06-23 21:59 수정 2023-06-26 11:13
1박2일 여행 프로그램 ‘태안 댕댕버스’에 참가한 반려견들이 2023년 6월17일 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꽃지해수욕장 모래사장에서 반려인과 함께 ‘도가’(도그와 요가의 합성어)를 배우고 있다. 2002년께 미국에서 시작한 도가는 2004년 영국으로 건너간 뒤 세계로 퍼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개가 실제 요가 동작을 하진 않지만, 반려인이 개를 들거나 안고 또는 마주하고 동작을 하면서 유대감을 깊게 한다.

1박2일 여행 프로그램 ‘태안 댕댕버스’에 참가한 반려견들이 2023년 6월17일 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꽃지해수욕장 모래사장에서 반려인과 함께 ‘도가’(도그와 요가의 합성어)를 배우고 있다. 2002년께 미국에서 시작한 도가는 2004년 영국으로 건너간 뒤 세계로 퍼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개가 실제 요가 동작을 하진 않지만, 반려인이 개를 들거나 안고 또는 마주하고 동작을 하면서 유대감을 깊게 한다.

김단츄, 장미, 로하, 순구, 봉구, 칠삼이, 하늘이, 아롬, 리치, 토리, 온이, 이백억, 초코, 우유, 밤비 등 열다섯 반려견이 긴 소풍을 나섰다. 반려견들은 2023년 6월17일 서울 사당과 양재에서 충남 태안으로 가는 이른바 ‘태안 댕댕버스’에 엄마, 누나, 오빠, 할머니와 함께 올랐다. 차 안에서 물과 간식을 먹으며 늘어지게 낮잠도 잤다.

첫 일정으로 할미·할아비 바위가 버티고 선 충남 태안군 승언리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에서 반려인과 함께 하는 요가 ‘도가’ 를 배웠다. 또 반려인한테서 마사지를 받는 ‘펫테라피’도 누렸다. 그리고 수영장이 딸린 펜션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이튿날은 허브 향이 그윽한 농원을 산책했다. 허브 200여 종과 야생화 500여 종이 활짝 핀 꽃길을 반려인과 함께 걸었다. 이 여행 프로그램은 한국관광공사와 태안군, 반려동물 전문 여행사 ‘펫츠고’가 함께 마련했다.

충남 태안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모한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에 울산시와 함께 4월3일 선정됐다. 2023년부터 4년간 해마다 2억5천만원의 국비를 지원받는다. 아름다운 바다와 해변으로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태안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묵을 수 있는 숙소와 농원, 테마파크가 곳곳에 있다. 태안군은 이런 여건에 더해, 반려동물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전용 공간을 천리포해수욕장 등에 마련할 계획이다. 또 댕댕버스 프로그램도 7월8일과 22일 두 차례 더 진행한다.

천리포해수욕장에서 5월20일 해수욕을 즐기는 라떼에게 원반을 던져주던 반려인 임하워드(61)씨를 만났다. 그는 태안의 매력에 빠져 미국에서 돌아온 뒤 3년 전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그사이 유기견 둘을 더 입양해 네 식구가 됐다. 태안군 안면읍 정당리에서 반려견 펜션을 운영하는 이승재(46)씨의 ‘블루독 풀빌라’ 마당은 반려견들로 늘 분주하다. 10년 전 밧개해수욕장을 떠돌던 똘똘이를 시작으로 하나둘 데려온 유기견 일곱이 한식구가 됐다.

순구와 함께 댕댕버스에 참가한 ‘순구엄마’ 김진주씨는 “순구와 혼자 여행을 다닐 땐 눈치가 보이거나 주눅 드는 일이 많았다. 단체여행을 하니 ‘함께’라는 생각에 좋았고, 각각의 방식으로 반려견을 사랑하는 동행인들의 모습이 흐뭇했다”고 말했다. 일곱 반려견 아빠 이승재씨는 기자에게 똘똘이 독사진을 부탁했다. 눈이 잘 안 보이고 걸음이 느려진 열다섯 살 똘똘이와의 헤어짐을 준비하고 있었다.

댕댕버스에 탑승한 봉구(왼쪽)와 초코가 자리에 앉아 쉬고 있다.

댕댕버스에 탑승한 봉구(왼쪽)와 초코가 자리에 앉아 쉬고 있다.

꽃지해수욕장 앞 주차장에 세운 댕댕버스에서 내린 반려견과 반려인들이 해변으로 향하고 있다.

꽃지해수욕장 앞 주차장에 세운 댕댕버스에서 내린 반려견과 반려인들이 해변으로 향하고 있다.

반려견들이 꽃지해변에서 반려인이 주무르거나 안아주는 ‘펫테라피’를 받고 있다.

반려견들이 꽃지해변에서 반려인이 주무르거나 안아주는 ‘펫테라피’를 받고 있다.

개모차(반려견 전용 수레)에 탄 칠삼이(왼쪽)와 장미가 반려인과 함께 펜션으로 들어가고 있다.

개모차(반려견 전용 수레)에 탄 칠삼이(왼쪽)와 장미가 반려인과 함께 펜션으로 들어가고 있다.

반려견 입장이 가능한 충남 태안군 남면 몽산리 팜카밀레허브농원에서 하늘이(왼쪽)와 이백억이 반려인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반려견 입장이 가능한 충남 태안군 남면 몽산리 팜카밀레허브농원에서 하늘이(왼쪽)와 이백억이 반려인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봉구(오른쪽)와 온이가 반려인들과 팜카밀레허브농원 꽃길을 걷고 있다.

봉구(오른쪽)와 온이가 반려인들과 팜카밀레허브농원 꽃길을 걷고 있다.

반려견 라떼가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천리포해수욕장에서 원반을 문 채 서핑객 사이를 헤엄치고 있다.

반려견 라떼가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천리포해수욕장에서 원반을 문 채 서핑객 사이를 헤엄치고 있다.

라떼가 충남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해수욕장에서 반려인이 던진 원반을 물어오려 달려나가고 있다.

라떼가 충남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해수욕장에서 반려인이 던진 원반을 물어오려 달려나가고 있다.

반려견 펜션을 운영하는 이승재씨가 자신의 반려견 중 맏이인 똘똘이를 안은 채 일곱 반려견과 쉬고 있다.

반려견 펜션을 운영하는 이승재씨가 자신의 반려견 중 맏이인 똘똘이를 안은 채 일곱 반려견과 쉬고 있다.

태안=사진·글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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