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지키기 현장에 예술이 함께한다.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 부화 시기에 맞춰 2023년 5월20일 인천 남동구 남동유수지 저어새섬 주변에서 열린 ‘저어새 생일잔치’도 각 분야 예술가들의 참여로 풍성해졌다. 화가 성효숙(65)씨는 흑두루미와 저어새를 그린 작품으로 참여했다. '저어새NGO네트워크'와 '저어새와 친구들'은 아이들을 위한 ‘저어새 가족 그리기’와 ‘저어새 판화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저어새 보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가수 황승미(52)씨는 생일 축하 노래를 함께 부르며 공연을 펼쳤다.또 인천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은 ‘저어새 스튜디오’를 열어 저어새섬과 저어새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줬다.
대학 졸업 뒤 노동현장 활동을 바탕으로 노동 관련 그림을 그렸던 성효숙 화가는 인간의 탐욕으로 멸종위기를 맞는 동식물을 작품에 담고 있다. 불평등의 극단은 동식물을 멸종위기에 몰아넣고, 이웃한 생명의 사라짐은 곧 인간과 지구에 닥칠 일을 예고한다는 생각에서다. 이렇게 태어난 작품들로 ‘저어새야 저어새야’란 전시회도 열었다.
인천민예총은 2022년 10월 인천 남동구 논현동 소래습지생태공원에서 ‘이웃생물과 함께하는 생태·평화 콘서트’를 열었다. ‘유니크 첼로 콰르텟’ 연주자들은 농약분무기통에 현을 달아 만든 첼로에 환경 메시지를 담아 연주했다. 이 악기에 물속 생물을 그렸다. 참가자들과 함께 ‘이웃생물 그리기’도 했다. 행사장 주변엔 버려진 어구를 활용한 물속 생물 그림들이 놓였다.
더 편리하고 풍요로워지려는 인간의 욕망에 올라탄 산업이 오늘도 끊임없이 탄소를 내뿜는다. 환경운동가들의 힘만으로 이를 절제하고 늦출 순 없다. 정부와 정치인들은 그럴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세상을 아름답게 하려는 예술인들이 우리를 현장으로 이끈다. 밟히고 스러지는 동식물에게 생존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
인천=사진·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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