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어머니들이 11월29일 인천 동구 도화동성당에서 절인 배추 700여 포기에 김칫소를 넣고 있다.
비정규노동자 쉼터 ‘꿀잠’ 활동가와 노동자,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이하 민가협) 어머니들이 11월27일 인천 동구 도화동성당에서 김장을 하려고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이 배추 700여 포기의 대규모 김장을 할 용기를 낸 것은 도화동성당 김동건 신부님 때문이다. “성당의 한 신자가 배추 300포기를 기증했는데, 김장을 하겠다면 부수 재료비 500만원은 성당에서 부담하겠다.” 이런 제안을 신부님에게서 받은 김소연 꿀잠 운영위원장은, 한겨울 거리에서 싸우는 비정규노동자, 또 어렵게 활동하는 장애인 동지, 문화활동가들과 나누고 싶어 덥석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날부터 사흘 동안 품앗이가 시작됐다. 배추 700여 포기를 씻어 절이고, 무 수백 통을 씻어 채 치는 일에 50여 명의 활동가와 노동자가 참여했다. 지난 겨울 굴뚝 위에서 고공농성을 하며 김치를 얻어먹은 파인텍 노동자들이 이날은 땅에 발을 딛고 함께 김장을 했다. 민가협 어머니들이 능숙한 솜씨로 김칫소를 버무려 배추에 넣었다.
김장이 완성된 29일 밤, 이들은 김치를 승합차에 싣고 서울 광화문으로 향했다. 그리고 수십 개의 상자에 담긴 김치를 광화문 농성장에서 노숙하는 고속도로 요금소(톨게이트) 노동자들에게 건넸다. 또 세종호텔 해고노동자, 한국지엠군산비정규직, 만남의집 장기수 어르신, 장애인야학 등에도 이들의 김치가 전해졌다.

“700포기다. 800포기다. 아니다, 900포기다.” 설왕설래 속에 배추를 다듬고 절이던 중 통일된 소리가 들린다. “아이고, 허리야!”

비정규노동자 쉼터 ‘꿀잠’ 김소연 운영위원장(윗줄 오른쪽)과 활동가들이 무를 채 치고 있다.

김장 나눔에 참여한 이들이 함께 점심을 먹고 있다.

파인텍 노동자 차광호씨(맨 왼쪽)가 절인 배추를 리어카에 실어 나르고 있다. 그 리어카에 사진가 노순택씨의 딸 은양이 올라탔다.

‘꿀잠’ 활동가들이 서울 광화문 농성장 앞에서 고속도로 요금소(톨게이트) 노동자들에게 김장을 건네고 있다.

서울 광화문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들이 식사하는 동안 뒤편에 ‘꿀잠’이 보낸 김장이 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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