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보호지역 안에 있는 강원도 강릉 자병산이 광산 개발 때문에 뭉텅이로 잘려나가면서 허연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872m에 이르던 산 정상과 215ha 산림이 송두리째 사라진 지 오래다. 산과 생태계의 복구와 지속가능성을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백두대간 난개발의 대명사 자병산에서 석회석 채굴이 계속되고 있다. 저녁이면 노을빛을 받아 정상 주변 병풍 같은 절벽이 붉게 빛나 붙은 이름 ‘자병산’이 무색해졌다. 광산 건너편 백복령에 서면, 돌을 깨는 발파 소리와 산을 깎는 대형 포클레인의 굉음이 그치지 않는다. 2005년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졌지만, 보호지역 지정 이전에 허가받아 215ha 지역에서 채굴이 이뤄지고 있다. 광산 채굴을 하는 한라시멘트는 2017년 환경보고서를 통해 ‘지속가능한 개발’과 ‘환경 친화적이고 체계적인 광산 복구’를 주장했지만, 깎이고 무너진 산이 어찌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채굴하느라 드러난 회색 암반은 산 아래로 내려가면서 일정한 각도로 깎여 있다. 경사면을 따라 어지럽게 얽힌 도로와 거대한 공사 차량이 마치 지구 밖 모습인 듯하다.
강릉=사진·글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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