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데뷔합니다! 꿈이 이루어졌어요. ㅠ ㅠ”
6월26일 하루노한테서 두 달 만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자가 왔다. 지난 3월 하루노는 한국에 일주일을 머물며 여러 기획사의 오디션을 보았다. 그중 몇 곳에 합격을 했지만 정작 본인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일본으로 돌아갔다.(제1208호 포토² ‘하루노의 꿈’ 참조) 그리고 4월에 오디션을 보려고 당일치기로 한국을 다녀간다며 문자를 남겼다. 그때 하루노는 신생 NCH엔터테인먼트의 ‘네이처’라는 걸그룹의 일원으로 데뷔하게 되었다.
100 네이처를 관리하는 장현진 이사에게 ‘아이돌 지망생 100만 명, 아이돌 그룹 100팀’이라는 대중문화 시장의 속설을 물었더니, 그는 아이돌 그룹 100팀이 아니라 걸그룹만 100팀일 것이라고 했다.
연습실 거리공연에서 선보일 가수 청하의 춤을 따라 하며, 한 명씩 보컬 트레이닝을 받고 있었다. 네이처에서 하루노의 이름은 ‘하루’였다. 그리고 한국 멤버 루·채빈·새봄·유채·선샤인과 중국 멤버 가가·오로라가 있다. 루와 유채는 아직 21살이지만 아이돌 도전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선샤인과 새봄은 이제 고1이니 어찌 보면 행운이다. 하지만 학업을 중단하며 도전하는 것이니 큰 모험이다.
오로라와 가가는 9개월간 중국의 모든 성을 돌며 치른 오디션에서 뽑혔다. 가가는 한국에서 연습생을 하다 중국으로 돌아가 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다. 오로라는 교사의 길을 포기하고 한국에 왔다. 하루와 같은 방을 쓰는 루는 일본어가 능숙하다. 가수가 되기 위해 학교를 자퇴한 루는 오랜 연습생 생활을 거쳤다. 데뷔를 못할 경우, 취업을 위해 일본어능력시험 JPT 1급을 취득했다. 선배 가수들을 보고 충격받은 하루는 다이어트 중이었다. 한 끼도 먹지 않는 날도 있다.
뮤직비디오 촬영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 세 장소를 옮겨 다니는 강행군을 했다. ‘빨’ 발음이 부정확한 하루는 정작 자신들의 노래보다 이라는 노래를 입에 달고 있었다.
버스킹 네이처는 데뷔를 앞두고 주말마다 서울 홍익대 앞과 신촌에서 거리공연을 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홍보가 방송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한다. ‘직캠’(직접 찍은 동영상)이 인터넷으로 퍼져나가면서 팬덤이 만들어진다.
음악방송 데뷔 오후 5시에 시작되는 방송을 위해 새벽 3시부터 미용실에서 준비를 했다. 아침 6시30분 방송사에 도착했다. 세칭 ‘아이돌 출근시간’이다. 가수들은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방송사에 들어간다. 인지도가 낮은 팀들은 취재진에게 빵이나 음료, 기념품을 선물한다. 음악방송이 처음인 네이처는 장미꽃을 준비했다. 웃음 띈 얼굴로 장미를 나눠주는 그들을 보며 한동안 유행했던 ‘꽃길만 걷자’는 말이 떠올랐다.
늦은 밤 음악회 생방송 뒤 저녁 행사가 있었다. 하루는 병원에서 수액을 맞았다. 몇 주 전에 비하면 응원 구호를 외치는 팬들에게 맞장구도 치면서 긴장하는 모습이 옅어졌다. 아이돌처럼 보였다.
꿈을 찾아 홀로 한국에 온 하루노의 꿈은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어떤 이들은 아이돌이 ‘기획사가 만들어낸 완제품’이라고 치부한다. 하지만 짧은 기간 가까이에서 살펴본 이들은, 스스로 선택한 꿈과 운명을 기획사의 힘을 빌려 개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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