켜지고 꺼지고를 거듭하면서 촛불은 해를 넘겼다. 2월25일은 17번째 촛불.
2016년 10월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만 명(주최 쪽 추산)으로 시작한 ‘촛불 민심’은 매주 점등과 소등을 반복해왔다. 그것은 한국 사회의 위기를 타전하는 ‘모스부호’였다. 촛불은 우리 스스로 우리 사회의 난파와 파국을 막으려는 비상 점멸등이고 ‘SOS’다. 신호는 이미 1300만(주최 쪽 누적 추산)을 넘겼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그 신호를 11월19일(4차 촛불집회)부터 수집했다. 촛불 시민들이 들었던 손팻말과 깃발, 핫팩, 신문·잡지 호외판, 호루라기 등이 물경 500점을 넘는다. 지금도 서울역사박물관 유물관리과 직원들은 매주 광화문광장에서 ‘촛불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박현욱 학예연구부장의 말이다. “박물관의 고유 기능이다. 과거 기록도 수집하지만 미래 유산이 될 만한 것도 수집해야 한다. 도시사 박물관으로서 서울역사박물관의 소명이다. ‘현재’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자료를 수집해두어야 후세에 올바른 시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중요한 사건이 일어나면 자료 수집팀을 가동하겠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올해 6월 ‘1987년 6월항쟁’ 30년을 기념하는 전시회에 이 기록을 함께 전시할 참이다.
기록해야 기억한다. 나치 홀로코스트의 아비규환에서 생존한 엘리 위젤(1928~2016, 1986년 노벨평화상 수상)의 말을 기억한다. “기억한다는 것은 과거와 현재, 과거와 미래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기억한다는 것은 인류애에 대한 인간의 신념을 확인하는 것이고, 우리의 덧없이 지나가는 노력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기억의 목적은 정의에 대한 존엄을 회복하는 것이다.”
글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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