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군 장항읍 유부도. 펄이 드러나자 어민들은 경운기를 타고 멀리까지 나가 갯일에 나선다. 펄이 단단해 호미 대신 전통 조개잡이 기구 ‘그레’를 끈다. 물떼새, 갈매기와 함께 말백합, 바지락, 동죽을 줍는다. 서천 최대의 말백합 산지인 펄에서 주민들 하루 벌이가 쏠쏠하다.
넓적부리도요도 이곳에서 실낱같은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전세계에 겨우 300마리 이하만 남아 멸종의 벼랑 끝까지 몰린 새다. 외모가 수려한 ‘갯벌의 신사’ 검은머리물떼새는 수천 마리씩 날고 저어새, 노랑부리백로와 알락꼬리마도요, 마도요 같은 희귀 철새들도 분주히 먹이를 찾는다.
국내 열세 번째 람사르습지(람사르협회가 지정·등록해 보호하는 습지)인 서천 갯벌과 유부도는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사람, 전통이 잘 어우러진 곳이다.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고 멸종위기 2급 흰발농게도 쉽게 발견된다. 10년 전 가까스로 매립과 개발의 위험에서 벗어난 뒤 생태의 보고가 되었다. 서천군은 세계자연유산 등재도 추진하고 있다.
해안에 밀려드는 쓰레기는 골칫거리다. 지방자치단체가 ‘클린 봉사단’을 운영해 치워도 계속 밀려든다. 대부분 고기잡이배와 인근 양식장에서 바다에 무분별하게 버린 쓰레기다. 조류와 파도를 타고 밀려들어 그대로 두면 해안을 가득 채워 경관을 해치고 물과 갯벌까지 오염시킨다.
섬은 전북 군산에서 배로 5분 거리지만 운행하는 여객선이 없어 드나들기 불편하다. 하지만 희귀 철새와 이국적 풍광으로 이름을 알려 찾는 사람이 늘었다. 섬이 손을 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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