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지하철 이수역 7번 출구 앞에는 노점상이 있다. 15년 전부터 이곳에서 장사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들이다. 떡볶이 노점은 맛있기로 소문났다. 김옥선(71)씨의 가게는 멀리서 찾아오는 단골이 많을 정도로 명물이다.
몇 달 전부터 동작구청에서 보도블록을 교체하고 화단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노점상 쪽은 순차적으로 노점을 치우겠다고 의사를 표명했다. 그동안 노점을 비워주면 공사를 진행해온 전례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노량진 고시원 주변 ‘컵밥 거리’가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10월2일 새벽, 비가 오는 가운데 굴착기를 앞세워 몰려온 용역반에 의해 노점은 모두 철거됐다. 동작구청은 노량진 컵밥 거리의 성과를 홍보하면서 다른 한쪽에선 강제 철거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동작구청 건물에 걸린 슬로건 ‘행복한 변화, 사람 사는 동작’에 노점상은 전혀 포함되지 않은 모양이다.
노점상과 동작구청은 10월3일 오후 두 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노점상 쪽은 동작구청에서 진행하는 도로공사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대신 노점상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세부 내용은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고 요구했다. 동작구청에서도 이를 적극 수용·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노점상들은 이수역 출구 앞에서 다시 공동장사를 하고 있다. 이들은 말로만 상생이 아니라 대화하고 협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동작구청이 약속을 지킬 거라 굳게 믿고 있다.
독자 퍼스트 언론, 정기구독으로 응원하기!
전화신청▶ 02-2013-1300 (월납 가능)
인터넷신청▶ http://bit.ly/1HZ0DmD
카톡 선물하기▶ http://bit.ly/1UELpok
한겨레 인기기사
수도권 ‘첫눈’ 옵니다…수요일 전국 최대 15㎝ 쌓일 듯
이재명 무죄, 법원 “아는 것 확인하는 통상적 증언 요청, 위증요구 아냐”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임기만료 전역...임성근 무보직 전역 수순
러시아 이주노동자 “전쟁 피해서 온 한국이 더 전쟁터네요”
[영상] ‘8동훈’ 꺼내든 최고위, 한동훈과 정면충돌…“당 대표 흔들기냐”
[단독] 사도광산 추도식 2주 전 부랴부랴 피해자에 연락한 윤정부
위기의 이재명, 한숨 돌렸다…민주당 대여투쟁 고삐 죈다
새가 먹는 몰캉한 ‘젤리 열매’…전쟁도 멈추게 한 이 식물
네타냐후,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안 ‘원칙적’ 승인
세계 5번째 긴 ‘해저터널 특수’ 극과 극…보령 ‘북적’, 태안 ‘썰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