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인의동 대한민국어버이연합(어버이연합) 사무실. 벽 곳곳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
국회의원선거(총선) 다음날인 4월14일, 서울 여의도동 새누리당 당사로 향하는 관광버스 두 대가 인의동 어버이연합 사무실에서 출발했다. 총선 참패의 책임을 묻는 집회를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진행하기 위해서다. 관광버스는 종로3가를 지나갔다. 탑골공원 앞에서 양심수 석방과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목요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회원들은 “저 빨갱이 새끼들”이라며 손가락질했다.
반대로 손가락질당하자, 성난 삿대질이 튀어나왔다. 차명계좌를 통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자금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4월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2로 사무실 앞은 시끄러웠다.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항의집회를 열었다. 그들은 “어버이연합을 죽이려는 마녀사냥 보도를 멈추라”며 반발했다.
어버이연합은 다 함께 주운 폐지를 팔아 운영비를 마련한다고 주장한다. 4월1일 종묘공원에 있는 어버이연합 강연장 옆에서 한 회원이 폐지를 정리하고 있다.
종묘공원에서는 매일 ‘안보와 애국’ 강연이 열린다. 지난 4월5일 강연이 끝난 뒤 회원들이 정리를 하고 있다. 강연은 늘 두 손을 번쩍 들고 힘찬 구호로 마무리한다. “대한민국 만세! 박근혜 대통령 만세!”
이번 4·13 총선에서도 어버이연합 회원들은 무조건 1번을 찍었다. 여당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해서다. 4월3일 어버이연합의 한 회원이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의 선거 차량을 보고 손을 흔들고 있다. “오세훈 이겨라, 힘내라”는 말과 함께.
그러나 새누리당은 결국 참패했다. 총선 다음날 어버이연합 사무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 수성갑 당선자의 기자회견이 TV에 나오고 있다. 사무실 안의 회원들은 혀를 찼다.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은 “그나마 정두언, 황우여, 김을동, 제일 보기 싫었던 이재오까지 싹 정리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모두 ‘친박·진박’ 논란을 일으켜 박근혜 대통령 얼굴에 먹칠한 이름들이다.
어버이연합 회원들의 휴대전화, 열쇠고리, 손목시계 등에는 하나같이 박근혜 대통령이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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