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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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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날

멸종위기 흰꼬리수리의 청둥오리 사냥기…드넓은 철원평야서 ‘찰칵’
등록 2015-12-31 15:26 수정 2020-05-03 07:17
개체 수가 줄어들어 멸종위기 동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43-4호로 지정된 흰꼬리수리가 사냥한 청둥오리를 움켜쥔 채 날고 있다.

개체 수가 줄어들어 멸종위기 동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43-4호로 지정된 흰꼬리수리가 사냥한 청둥오리를 움켜쥔 채 날고 있다.

흰꼬리수리가 2015년 12월21일 드넓은 강원도 철원평야에서 청둥오리 사냥에 성공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몸길이 1m에 날개를 펼치면 2m가 훌쩍 넘는 흰꼬리수리는 몸이 크고 육중한 대신 순간 동작이 느려 사냥 성공률은 높지 않다.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에 온 새들은 대부분 먹이 경쟁에서 밀린 어린 새로 사냥 기술이 서툰 편이다. 물가 근처에서 물고기를 잡거나 동물 사체를 먹는 모습이 자주 보이지만 동작이 빠른 조류를 사냥하는 모습은 흔치 않다.

사냥에 성공하자 배고픈 ‘동료’가 달려와 먹이를 빼앗으려는 장면도 관찰됐다. 날카로운 발톱으로 먹이를 꽉 움켜쥐었지만 자칫 방심하면 빼앗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아주 운수 좋게 먹잇감을 낚아챈 흰꼬리수리는 먹이 경쟁에서도 이긴 뒤 유유히 사냥터를 벗어났다.

겨울철은 먹잇감이 부족한 시기다. 배고픈 동료가 먹이를 빼앗으려 하자 사냥감을 움켜쥔 흰꼬리수리가 황급히 날아오르고 있다.

겨울철은 먹잇감이 부족한 시기다. 배고픈 동료가 먹이를 빼앗으려 하자 사냥감을 움켜쥔 흰꼬리수리가 황급히 날아오르고 있다.

등덜미를 붙잡힌 청둥오리의 마지막 비행. 포획자의 공격에서 벗어난 뿔논병아리는 한가롭게 물 위에 떠 있다.

등덜미를 붙잡힌 청둥오리의 마지막 비행. 포획자의 공격에서 벗어난 뿔논병아리는 한가롭게 물 위에 떠 있다.

발밑의 먹잇감은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았는지 고개를 들고 있다.

발밑의 먹잇감은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았는지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에선 청둥오리 정도 무게의 먹잇감을 들고 날아오르는 맹금류는 흔치 않다. 몸이 크고 육중한 흰꼬리수리는 하루 500~600g 정도 먹는다.

국내에선 청둥오리 정도 무게의 먹잇감을 들고 날아오르는 맹금류는 흔치 않다. 몸이 크고 육중한 흰꼬리수리는 하루 500~600g 정도 먹는다.

맹금류는 같은 형제끼리도 먹이를 나누지 않는다. 흰꼬리수리가 도망치듯이 서둘러 사냥터를 벗어나고 있다.

맹금류는 같은 형제끼리도 먹이를 나누지 않는다. 흰꼬리수리가 도망치듯이 서둘러 사냥터를 벗어나고 있다.

철원=사진·글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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