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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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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사진] 고양이와 트리밍 · 마트 간다

등록 2005-04-21 00:00 수정 2020-05-03 04:24

▣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1. 고양이와 트리밍


이 사진은 제 맘에 듭니다. 다만, 주변의 ‘산만한’ 것을 어떻게 없애주는 것이 가장 나을까 궁리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저렇게 잘라보면서 갸우뚱거리다가, 트리밍에 어떤 기본적 요령이나 곽 기자님만의 노하우가 있는지 문의드립니다. 조리개 f9.0 셔터속도 1/125초 /네트여신

사진의 비율엔 원칙은 없습니다. 찍는 대상이 남산타워처럼 아래위로 길 수도 있고, 기차처럼 옆으로 길 수도 있습니다. 고양이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대상이라면 일단 찍어놓고 트리밍을 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트리밍의 원칙은 사진을 찍을 때처럼 대상의 특성을 살리는 선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 사진에선 빛이 광원이자 구성의 한 요소가 되었으므로 강조해야 하고, 고양이의 시선 방향과 동선도 고려해야 합니다. 자세한 설명과 트리밍한 사진은 인터넷 사진클리닉을 참고하십시오.

2. 마트 간다

아이들은 예전에는 ‘장보러 간다~” 하고 좋아했는데, 요즘에는 “○○마트 간다~” 하고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오랜만에 차를 놔두고 전철 타고 걸어서 중심 상가를 가던 중에 첫째를 중심으로 찍었습니다. 약간의 패닝이 되었습니다. 조리개 f1.8, 셔터속도 1/125초 /현서지훈아빠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쭈그려 앉아서 찍었으면 사진이 확 달라 보일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사진과 그 사진은 서로 다른 개성이 있으므로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시장 보러 가는 엄마손을 잡고 나선 아이의 호기심 어린 표정이 시선을 끕니다. 플래시를 쓰지 않아 주변부의 묘사가 살아 있고 멀리 반짝거리는 간판의 불빛도 돋보입니다.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가는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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