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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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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사진] 전화하는 사람 · 막내아들

등록 2005-04-07 00:00 수정 2020-05-03 04:24

1. 전화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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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카메라에 손댄 지 얼마 안 됐습니다. 그래서인지 사진을 찍다 보면 원하는 사진이 나오지 않아 속상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흑백 사진이 그렇습니다. 지도 바랍니다. /김승애

이 사진은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실내의 열악한 조명으로 노출의 편차가 부분적으로 심하지만, 구도가 시원해서 보완이 됐습니다. 천장의 작은 조명과 오른쪽 조명은 모두 위치가 적당합니다. 미술 교과서에서 말하는 구도를 그대로 답습한다고 좋은 사진이 되는 건 아닙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 느낀 대로 현장 분위기를 안정감 있게 담아내면 그 자체로 좋습니다. 피하면 좋은 구도는 인물이 한가운데에 오는 것입니다. 지루하게 보이죠. 이 사진은 좋은 위치에 자리한 인물의 시선이 편안합니다.

보통 사진을 찍고 나면 찍을 때 안 보이던 게 많이 등장합니다. 보이지 않던 귀신이 찍혔다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 눈으로 볼 땐 자신도 모르게 선택적 접근을 합니다. 인물과 마주 앉았을 땐 인물 중심으로 보기에 배경을 신경쓰지 않고 기억하지 못하는데, 카메라는 주변을 ‘있는 그대로’ 찍기에 현장의 느낌과 다르게 어수선하게 찍힐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찍으려는 주인공 피사체 주변에 뭐가 있는지를 한번 더 눈여겨본 뒤에 셔터를 누르시기 바랍니다. 사진에 큰 진전이 있을 것입니다.

2. 막내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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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먼드 공원에서, 아들과 나무를 찍어봤습니다. /월드보이

모델도 멋있고 나무 또한 풍파를 오랜 세월 겪은 듯합니다. 그런데 나무가 그만 인물을 가리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나무가 얼굴 바로 밑을 가리면서 공간이 나누어지는 바람에 시선이 분산됐습니다. 두 가지 선택이 가능합니다. 하나는 인물을 이동시켜 온몸이 다 보이는 앵글을 취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이 자세를 유지하면서 나무의 아래쪽은 제외하는 앵글입니다. 트리밍한 탓에 다소 어색하지만 비교해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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