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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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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사진] 녹차의 왕관현상, 감포의 파도

등록 2005-01-13 00:00 수정 2020-05-03 04:24

▣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사진 1. 녹차의 왕관현상

△ 저는 매일 녹차를 5~6잔 마십니다. 찻잎을 걸러내는 거름망을 최근에 샀기에, 찻잔에 떨어지는 물방울을 자주 보게 됩니다. 문뜩 이 장면을 찍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물론, 사진클리닉에 올릴 목적이 다분합니다). 우유 왕관과 같이 찍힐 것을 기대하면서 찻잔에 녹차 방울을 떨어뜨려 올라오는 것을 사진으로 찍고자 한 것입니다. 성공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우유와 점성이 달라 왕관이 되지 않는다는 점과 한 손으로 물방울을 떨어뜨리고 다른 한 손으로 사진 찍기가 그리 녹록지 않다는 점을 알았습니다. 조리개 f2.8, 셔터 1/30초, ISO400 clefonmuse

--> 전 순간 올챙이를 떠올렸습니다. 즐겁습니다. 이곳이…. lboro

☞ 새로운 시도에 박수를 보냅니다. 우유의 왕관현상은 셔터 속도가 빨라야 찍을 수 있습니다. 스트로보로 셔터를 끊어야 가능합니다. 우유 외의 다른 액체로도 비슷한 사진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빗물이 지면에 닿아 흩어지는 순간을 1/2000초 정도의 고속셔터로 잡으면 왕관의 형태는 아니지만 찍을 수는 있습니다.

물론 완전히 공중에 떠오른 우유방울을 꼭 찍어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 어느 정도 흐름을 표현하는 것은 가능하겠지요. 차라리 아주 어두운 곳에서 스트로보 동조에 의한 고속셔터 기법을 이용해보시길 권합니다.

모든 역사적 발견은 우연에서 비롯됐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습니까? 이 사진은 우연 속의 재미를 주는군요. 이게 녹차라는 것을 누가 알까요? 좋은 시도입니다.

· 녹차의 왕관현상/ clefonmuse

사진 2. 감포의 파도

△ 감포 바다에서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를 찍었습니다. 여행을 자주 다니다 보니 사진을 많이 찍게 됩니다. 이왕이면 좀더 잘 찍어보고 싶은데 잘 안 되네요. 조리개 f16, 셔터 1/1500초, ISO200 김동춘 (jin0jin)

---> 포말을 표현할 때 셔터를 길게 끊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물방울이 정지되게 찍어 하늘에 떠 있는 갈매기와 비교적 잘 어울리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clefonmuse

☞ 촬영 시간대를 보니 아침이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역광으로 찍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파도를 역광으로 표현하니 그 또한 볼 만합니다. 좋은 느낌의 사진입니다. 욕심 같아서는 갈매기를 몇 마리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파도를 더 크게 잡았으면 합니다. 키우면 키울수록 반짝이면서 흩어지는 파도가 예술적으로 보일 것입니다.

감도를 더 높여도 좋고 조리개를 좀더 열어도 무방하니 셔터를 더 빠르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빠를수록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 감포의 파도/ jin0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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