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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륙 종단한 나비들의 겨울잠

등록 2023-01-10 13:09 수정 2023-01-13 04:59
AP 마르코 우가르테

AP 마르코 우가르테

제왕나비(Monarch Butterfly) 무리가 2023년 1월4일(현지시각) 멕시코 바예데브라보의 피에드라에라다 보호구역 나뭇가지에 떼지어 앉아 겨울잠을 자고 있다. 피에드라에라다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제왕나비 생물권보전지역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미국 중부와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서식하는 제왕나비는 남쪽으로 수천㎞를 날아와 멕시코에서 겨울을 보낸다. 한데 이곳에서 월동하는 제왕나비 개체수는 1995년 이후 90%나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위기와 불법 벌목, 산란용 식물 고갈 등이 원인이다.

날개를 펼친 길이가 9~10㎝ 정도인 제왕나비는 한 시간에 약 9㎞를 난다. 이 속도로 월동지까지 4500여㎞를 가려면 20일 이상을 쉬지 않고 날아야 한다. 알에서 애벌레 그리고 탈피와 변태를 거쳐 나비가 된 뒤 불과 6주 남짓 사는 제왕나비는 나고 죽기를 거듭하며 이동한다. 서식지에서 월동지까지 무려 네 세대에 걸쳐 이동한다. 그럼에도 어김없이 해마다 같은 곳으로 날아온다. 세계자연기금(WWF) 멕시코지부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2021~2022년 이곳에서 월동한 제왕나비 수는 그 전년보다 35% 늘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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