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연쇄적인 외환위기를 맞은 동아시아 국가들은 지금 위기의 터널을 무사히 빠져나왔다. 그런데 이들 국가들은 앞으로도 과거와 같이 연 7~8%의 성장을 다시 지속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은 묻고 또 물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하다.
이종화 교수(고려대)의 은 일찍이 미국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이 ‘동아시아 기적’의 한계를 지적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저자는 우선 동아시아의 외환위기가 “유교문화와 집단주의에 기초한 아시아적 가치가 합리성과 개인주의에 기초한 서구 자본주의에 패배한 것”이라는 시각을 부정한다. 동아시아의 고성장은 아시아만의 이데올로기나 성장모델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수출 주도의 개방정책이 높은 저축·투자율과 교육수준, 거시경제의 안정과 맞물려 이룩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초고속 성장으로 후발국의 이점이 사라진 만큼, 장기적인 잠재성장률의 하락도 피할 수 없다고 본다. 하지만 과거 성장의 동력을 이뤘던 근본적인 힘이 남아 있는 한, 다른 개발도상국가들처럼 3%대의 저성장 체제로 급격히 추락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본다.
저자는 특히 “정부가 저성장을 벗어나기 위해 무리하게 성장률을 높이는 정책을 쓰면 과거와 같은 금융위기를 또다시 겪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인적자원의 질적 개선 등을 통해 과거 고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기반들을 계속 유지하고 개선하며, 기술을 개발하고, 국제규범의 틀에 맞게 경제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본다. 한편으로 역내 국가들 사이의 무역 및 금융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주 색다른 시각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의 연구총서 1권으로 나올 만큼 160쪽의 얇은 책에 저자의 분석과 주장이 잘 정리돼 있다.
이종화 지음, 아연출판부 펴냄, 1만원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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