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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북] 반자본주의의 역동적 물결

등록 2004-01-10 00:00 수정 2020-05-03 04:23

짐바브웨 출신의 마르크스주의자인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등의 저서로 국내에도 많이 알려졌다. 그는 현재 영국 요크대 정치학 교수이며, 영국 사회주의 노동자당 중앙위원이기도 하다. 그의 최근작 은 지난 1999년 시애틀 시위로 시작돼, 2003년 9월 멕시코 칸쿤의 반세계무역기구(WTO) 투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이른바 ‘반세계화운동’에 대한 이론적·정치적 쟁점과 향후 과제를 정리한 책이다.

물론 그는 이런 움직임을 ‘반세계화운동’이라고 부르기보다는 ‘반자본주의운동’이라고 부른다. 캘리니코스는 우선 반자본주의운동의 배경이 되는 199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과정에서 금융불안정과 과잉생산 위기, 환경위기가 심화되는 과정을 분석한다. 이어 반자본주의운동의 다양한 흐름을 분류한다. 그에 따르면 반자본주의운동은 ‘반동적 반자본주의’ ‘부르주아 반자본주의’ ‘지역주의적 반자본주의’ ‘개량주의적 반자본주의’ ‘자율주의’ ‘사회주의적 반자본주의’ 등 여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그는 에서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이런 여러 흐름을 평가하고 있다. 그는 반자본주의운동의 주류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의 금융거래과세시민연합(ATTAC)을 개량주의적 반자본주의 전략이라고 비판하고, 일부 좌파들이 지지하는 자율주의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그는 사회주의적 반자본주의 운동을 제외한 대부분의 흐름들이 오늘날 세계화의 제국주의적 본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반자본주의운동을 반전운동과 연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런 분석 아래, 반자본주의운동은 제3세계 부채 탕감, 토빈세 도입, 자본통제의 회복, 보편적인 기본소득 도입, 주당 노동시간 단축 등을 내걸고 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목이 암시하듯, 내용에서도 그는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쓴 의 형식을 여러 군데서 빌려쓰고 있다.

알렉스 캘리니코스 지음, 정성진·정진상 옮김, 도서출판 책갈피, 신국판 변형 240쪽, 9500원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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