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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도 일본에 양보?

등록 2023-09-22 09:39 수정 2023-09-23 04:31
2023년 6월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나온 윤석열 대통령(가운데).

2023년 6월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나온 윤석열 대통령(가운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5년 만에 일본에 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23년 9월1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3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했다. 6월7일 전망치를 유지한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은 2.7%에서 3.0%로 높아졌다. 미국(1.6→2.2%), 일본(1.3→1.8%)에 대해서도 상향했다. 9월20일 발표된 아시아개발은행(ADB) ‘2023년 아시아 경제전망’도 비슷하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7월 발표 때와 같은 1.3%로 유지했지만, 아시아(4.7→4.8%) 전체와 일본(1.3→1.8%) 등 주요 국가에 대한 전망치는 높였다.

OECD·ADB 전망이 현실화하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잠재성장률이 1% 미만 수준으로, ‘대표적인 저성장 국가’인 일본을 밑돌게 된다.

세계경제 개선 조짐에도 한국만 제자리걸음인 상황이라는 것은 여러 경제지표에서도 재확인된다. 제조업의 대기업 생산지수는 11개월 연속(2022년 9월~2023년 7월) 감소세를 보였다. 통계청이 이 통계를 작성한 2015년 1월 이후 최장 마이너스 기록이다. 또 한국산업협회 ‘2023년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도 90.2로 나타났다. EBSI가 100보다 낮다는 건 기업들이 수출 전망을 비관한다는 의미다. 기업 실적 악화 등으로 국세도 예상(400조5천억원)보다 59조1천억원이나 덜 걷힌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사상 최악의 ‘세수 펑크’였다.

반면 ‘월급쟁이 주머닛돈’인 근로소득세는 2023년 1~7월 37조원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1천억원 늘어났다. 또 2023년 들어 하락세였던 소비자물가지수는 8월 들어 상승세로 전환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하반기엔 회복될 것”이라는 달콤한 립서비스만 되풀이한다. “늦어도 10월쯤부터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9월3일 한국방송(KBS)에 나와서 한 말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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