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월13일 저녁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서 시민들이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지속 가능한 서울광장’을 만드는 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1980년대 이후 민주화의 심장 노릇을 했던 서울광장이 광화문광장에 그 상징성과 역할을 내주고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광화문 네거리와 함께 거리 응원의 명소로 자리 잡은 서울광장은 이후 차도를 걷어내고 잔디를 깔아, 2004년 5월 시청 앞 광장이란 일반명사를 벗고 서울광장이란 고유의 이름을 갖게 됐다.
‘책 읽는 서울광장’ ‘농수특산물 장터’ ‘서울 페스타’ ‘성탄 트리 점등식’ 등 여러 행사와 축제가 한 해에 300일 넘게(2022~2024년 평균) 열리는 서울광장 잔디밭은 훼손과 복구를 거듭해왔다. 또 이곳엔 1년 내내 초록을 유지하려 ‘사계절 잔디’로 불리는 한지형 잔디를 심어왔다.
한데 기후위기 가속화로 서울의 여름 평균 기온은 2024년 25.6도를 기록하며 2023년보다 1.9도 올랐다. 1970년대와 비교한 2020년대 서울 폭염일수(하루 중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의 횟수)도 5.5일에서 20일로 늘어났다. 이런 기후위기로 한지형 잔디는 여름철에 생육이 저하되며 황화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는 2025년 3월부터 4월까지 한지형 잔디를 난지형 잔디로 바꿔 심었다. 잔디 사이에 잔디밭보다 조금 높은 목재길을 만들어, 시민들의 보행 편의를 높이고 잔디 훼손을 줄였다. 광장 주변에는 기존 소나무 24그루에 더해 느티나무 6그루를 심어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고 화분 300여 개도 배치했다. 이 서울광장 정원화 작업에는 21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가장 실험적인 작업은, 해마다 겨울철에 설치해온 스케이트장 빙판을 잔디밭 위에 복층으로 시공한 것이다. 2024년까지 잔디밭을 걷어내고 빙판을 설치하던 것에서, 2025년 겨울부터 잔디밭을 그대로 둔 채 목재길을 버팀목 삼아 그 위에 복층으로 빙판을 설치했다. 목재길이 빙판을 떠받치는 기둥 구실을 한다. 잔디가 빙판 아래서 햇빛을 받지 못하더라도 생존 가능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배수체계 등 시설을 정비했다. 서울시는 이 지속 가능한 광장 정원 조성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약 332t의 탄소 저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이 실험 결과는 2026년 3월께 드러날 예정이다. 2월8일까지 운영하는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의 빙판을 걷어낸 뒤 일정 기간이 지날 동안 추위에 취약한 난지형 잔디가 온전히 생명력을 유지하는지 살펴야 성공 여부를 알 수 있다.
더불어 6월3일 치를 지방선거도 서울광장의 지속가능성에 한 변수가 될 듯하다. 광화문부터 세종로까지 이어진 광화문광장은 규모와 접근성, 그리고 청와대와 정부서울청사 등 권력기관에 대한 의사 전달 주목도 등에서 서울광장보다 우위에 있다. 이런 이유로 살아 있는 권력에 저항하는 탄핵 집회 등이 주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축제와 놀이·휴식 등을 중심으로 서울광장을 운영하는 행정의 방향성이 서울광장의 탈정치화를 굳혀왔다.
1987년 6월9일 이한열 열사의 최루탄 피격으로 촉발된 6월 항쟁의 본거지 역할을 했던 서울광장. 그 해 7월9일 이 열사의 운구 행렬이 서울광장을 지날 때 백만 인파가 광장과 세종로, 그리고 숭례문을 거쳐 서울역까지 가득 메웠던 순간을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서울광장이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하면서도 시민 소통 공간이란 광장 본연의 역할을 되찾을지는 다가올 여름 이전에 판가름 날 전망이다.
사진·글 이정우 사진가
*낯섦과 익숙함, 경험과 미지, 예측과 기억, 이 사이를 넘나들며 감각과 인식을 일깨우는 시각적 자극이 카메라를 들어 올립니다. 뉴스를 다루는 사진기자에서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변신한 이정우 사진가가 펼쳐놓는 프레임 안과 밖 이야기. 격주 연재.

작업자들이 2025년 4월24일 서울광장에서 목재길 사이에 잔디를 심고 있다.

5월26일 서울광장 잔디밭에서 어린이들이 수건돌리기를 하고 있다.

시민들이 10월27일 서울광장에 설치된 야외 도서관의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시민들이 12월30일 서울광장 잔디밭 위에 복층으로 설치된 스케이트장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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