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둘째아들놈이 던진 질문입니다. 여섯 살짜리 놈에게 답하기에는 의외로 답변이 간단치 않더군요.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단순 최고 속도만 놓고 보자면 “기차가 빠르다”고 대답해줘야 할 성싶습니다. 일본 신칸센과 프랑스 테제베(TGV)의 차세대 고속열차의 경우 시험운전에서 최고 시속 570km를 넘어섰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아직 상용화가 안 된 기술이군요. 코레일(옛 철도공사)에 따르면, 현재 지구상을 달리고 있는 고속열차(독일 ICE, 스페인 AVE 등 포함)들의 경우는 최고 시속이 350km대에 이르지만 실제 주행 때는 300km대 초반을 넘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안전 문제 때문입니다. 실제 시속 330km까지 달릴 수 있는 KTX의 경우는 지난해 11월부터 실제 주행 때 제한속도를 기존 300km에서 305km로 살짝 올렸습니다. 열차의 경우는, 아무리 빨리 달릴 수 있어도 선로 상태 등 다른 부대조건이 따라줘야 하기 때문이지요.
상용화된 제품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자동차가 더 빠르다”고 해야 할 것 같네요. 시속 410km대를 달리는 괴물 자동차가 있기 때문인데요. 람보르기니나 페라리와 같은 ‘슈퍼카’들도 함부로 명함을 내밀지 않는다네요. 미국 자동차회사 셸비슈퍼카가 만든 ‘얼티밋 에어로’가 2007년에 최고 시속 412km를 찍었답니다. 물론 휘발유로 달립니다. 전 기록 보유자인 부가티 ‘베이론’의 시속 407km를 살짝 넘어서며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베이론이라는 차는 배기량이 7993cc로 1001마력의 힘을 내는 16기통 엔진을 달고 있답니다. 그럼 이 차로 길이 417km의 경부고속도로를 최고 속도로 달리면 서울과 부산을 1시간에 주파할 수 있을까요?
아쉽게도 안 된다네요. 시속 400km대의 속도를 15분가량만 유지해도 타이어가 터지거나 문제가 생긴답니다. 그래서 이런 초고속에서는 12분 안에 100ℓ짜리 연료통을 비워버리도록 설계가 돼 있다고 합니다. 금호타이어 홍보실에 물어봤더니 타이어 안에는 내구성 증진을 위해 철심이 일정 간격으로 박혀 있는데, 속도가 올라갈수록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열이 최고 200℃ 안팎까지 올라간답니다. 그런데 열전도율이 높은 철심이 계속 달아오르다 한계에 이르면 주변을 둘러싼 타이어 고무와 부조화한 팽창이 이뤄져 타이어가 터지기 쉽답니다.
스피드를 즐기는 이들이 눈여겨보는 기준 가운데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일컫는 ‘제로백’이라는 게 있습니다. 위 차들은 모두 출발한 지 3초 안에 시속 100km에 이른답니다. 개인적으로, 몇 해 전 제로백이 4초대라는 5천cc급 독일제 승용차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빠져나오면서 액셀을 ‘쑥∼’ 끝까지 밟아봤는데(물론 제 차 아닙니다), 시트에 등짝이 쫙 달라붙는 느낌이 죽이더군요. 최초 공개가 아닐까 싶은데, 코레일 쪽은 KTX의 제로백이 66초라고 밝혀왔습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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