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저는 글을 쓸 때 그 글에 대해 이야깃거리가 많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어떤 것을 이용해야 하고 어떤 것을 버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본론 단락에서, 제 주위에서 일어난 일을 사례로 정리하고 텔레비전에서 방영한 내용을 제시했거든요. 그런데 신변잡기적인 사례를 제시했다면서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더라고요. 사례를 제가 경험한 일에서 제시해주면 안 되나요?
이것저것 이야깃거리가 많이 떠오르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대부분 학생들이 시험지를 받으면 당황해서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고 앞이 캄캄하다고 하더라고요. 목표를 분명하게 잡지 못한 사람들이 어떤 것을 이용하고 어떤 것을 버려야 할지 모른다고 하더군요. 다시 말해 결론이 분명치 않아서, 서론-본론-결론이 따로 놀 때 사람들이 그런 고민을 합니다.
가령 결론을 “용돈을 올려주어야 한다”로 잡는다면 본론에는 올려달라고 하는 근거를 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결론에서 “앞으로” 용돈을 올려달라고 하였으니, 서론에는 지금(또는 얼마 전까지) 용돈을 얼마나 주는지(주었는지), 그래서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를 설명할 수밖에 없지요. 이것을 정리하면 서론(이런데, 이런 실정인데)-본론(이래서, 이러저러하니까)-결론(이래야 한다, 이러지 않으면 안 된다) 같은 구조가 됩니다.
이렇게 목표(결론, 자기 주장)를 정한 뒤 글 전체의 흐름을 생각해야 하는데, 학생들은 그냥 용돈과 관련된 것을 이것저것 떠올리며 “안 올려주면 어떡하지, 올려주면 뭐할까”까지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글에 그런 것까지 담으면 그 부분은 군더더기가 될 수밖에 없지요. 용돈을 올려달라고 자기 생각을 집중하기에도 바쁜데, 용돈을 올려주면 뭐하겠다는 것까지 담았으니 “여기에 이 소리를 왜 쓴 거야” 하고 지적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자기 주위에서 일어난 일을 정리하거나 텔레비전에서 방영한 사실을 정리했는데도 신변잡기라고 지적받은 것은 그 사례를 일반화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즉, 그 사례가 자기 하나로 그치는 특별한 경우이지, 보편적인 경우가 아니어서 상대방을 설득하지 못한 겁니다. 예를 들어 감나무 밑에 누워 있었는데 잘 익은 감이 떨어져 입으로 쏙 들어가서, 앞으로 나는 감나무 밑에 계속 누워 있을 것이라고 정리하는 것과 같습니다. 자칫하면 편견을 강요하기 쉽습니다.
결국 자기가 겪은 일을 정리하더라도 일반화하여 글을 읽는 상대방이 그럴 수 있겠거니 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동의하게 하여야 신변잡기라는 지적에서 벗어납니다. 예컨대 자기가 감나무를 키워 수확한 일을 글에 담더라도 “감나무를 심고 몇년 동안 잘 가꾸면, 사람들은 반드시 감을 수확할 수 있다”라고 일반화하여 서술해야 합니다.
그래서 논술 글에서는 ‘나’를 주어로 쓰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 사람들” 같은 주어를 이용하여 자기 주관을 객관화(일반화, 보편화)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매운 것을 먹어서 입 안이 화끈거렸다”라는 문장을 “(사람들이) 매운 것을 먹으면 입 안이 화끈거리기 쉽다”로 바꿔주어야, 자기 경험을 일반화한 논술 문장이 됩니다.
한효석 | 한겨레 문화센터 논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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