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뮤의 이찬혁과 이수현이 2026년 3월19일 건강을 회복하고 다음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 ‘악뮤: 더 패스트 이어'(AKMU: THE PAST YEAR)를 유튜브에 올렸다. 악뮤(AKMU) 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1월1일이 지나고, 음력설을 지나, 더 이상 무를 수 없는 시작이라고 외친 3월도 어느덧 끝나가고 있다. 많은 사람이 건강한 습관을 기르기 위해 운동을 결심했을 2026년 1월 어느 날, 악뮤도 경기도 가평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이찬혁이 세운 3주간의 일정표에는 이수현을 위한 달리기, 수영, 배드민턴, 등산 등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이 훈련 일정에는 좌 황명규 헬스트레이너, 우 이찬혁이 함께한다. 악뮤 공식 계정에 공개된 영상 ‘악뮤: 더 패스트 이어'(AKMU: THE PAST YEAR)는 다음 앨범을 위한 뮤직비디오 촬영을 앞둔 시점을 비춘다.
이 영상은 수현이 번아웃(심신 소진) 이후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현재의 수현은 한바탕 소용돌이를 겪은 뒤 “남은 지저분한 잔해들을 치우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카메라가 돌아가는 걸 인지하기에 웃으면서 우아하게 덤벨을 드는 동작을 수행하는 게 아니라, 덤벨을 위로 들고 내릴 때마다 ‘인생 개 빡세다’라는 구호를 외친다. 먹고 싶은 음식도 많다. 수현은 매일매일 자신과 싸운다.
‘악뮤: 더 패스트 이어’는 악뮤가 ‘영감의 샘터'로 소속사를 이적한 뒤 처음 공개한 영상이다. 영상 제목처럼 1년의 기록을 담았다. 1년 전과 그 후, 무엇이 달라졌는가. 우선 여전한 것부터 살펴봐야 한다. 그들은 언제나 혈육인 동시에, 상대가 가지지 못한 걸 메워주는 대체 불가한 음악 파트너였다. 이렇게 변치 않는 관계성을 가정하고 지난 1년을 바라보자. 그들은 음악의 시작점이던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를 떠났고, 총 9회차에 걸친 콘서트 ‘악동들'을 성황리에 치렀고, 찬혁의 솔로 2집 ‘에로스'(EROS)는 제23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3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악뮤는 이미 2019년 발매한 3집 ‘항해' 활동이 끝난 직후부터, 각자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한 목표를 품고 있었다고 전한다. 이 과정을 그들 스스로 돌이켜보면, 찬혁의 정체성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수현은 음악을 그만둘 결심까지 했다.
영상에는 이들이 2025년 따로 또 같이 걸은 산티아고 순례길의 여정도 담겨 있다. 매일의 일정에서 대부분 선발대에 서는 찬혁과 달리, 수현은 대열에서 어김없이 뒤처진다. 하루에 약 4만 보를 걸은 뒤 수현의 발에 잡힌 물집까지 보여주는 이 영상은, 한 인간의 정신이 가벼워지기 위해서는 몸을 어디까지 혹사해야 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때로는 그렇게 걷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시간이 우리 모두에게 한번쯤은 찾아오는 것처럼. 마치 ‘와일드'의 저자 셰릴 스트레이드가 4285㎞에 이르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종단하고 나서 이렇게 말했던 것처럼. “내가 해냈다는 사실 외에 알고 있어야 할 것들은 없었다. 내가 정말로 해냈다는 사실만 기억하면 충분했다.”
2025년 말, 수현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힘들어할 때 많은 사람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그럼에도 찬혁이 유일하게 자신을 “구덩이에서 꺼내준” 사람이라고 말한 적 있다. 마침 2026년 발매가 예정된 악뮤 정규 4집의 제목은 ‘개화'다. 꽃이 피기 전에는 반드시 땅 아래의 시간을 거쳐야만 한다. 그곳은 깊이 묻혀 있는 도약점이다. 그 당연한 사실을 우리는 악뮤의 지난 1년을 바라보며 알게 된다.
서해인 콘텐츠로그 발행인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은 케이팝을 듣습니다. 케이팝이 만들어낼 ‘더 나은 세계’를 제안합니다. 3주마다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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