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 드리스 판아흐트(왼쪽) 네덜란드 전 총리와 부인 외제니 여사의 생전 모습. 랏바우트대학 누리집 갈무리
가톨릭 신자인 드리스 판 아흐트 전 네덜란드 총리 부부가 안락사로 2024년 2월5일 함께 세상을 뜬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존엄한 죽음’이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판 아흐트 전 총리는 중도우파 성향의 기독민주당 초대 당수로 1977∼1982년 총리를 맡았다. 93살 동갑인 아내와 70여 년 함께 살아온 그는, 2019년 팔레스타인 추모행사에서 연설 중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회복되지 않아 안락사를 결심했다고 한다.
팔레스타인 권리 옹호 단체 ‘더라이츠포럼’(The Rights Forum)은 가족들을 대신해 “두 사람 모두 건강 악화로 힘들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고 전했다. 판 아흐트 전 총리는 이 단체의 창립자이자 명예회장이다. 두 사람은 의사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네덜란드는 2002년 세계 최초로 약물을 투여하는 방식의 안락사가 합법화된 나라다. △환자가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으며 △나아질 가능성이 없으며 △의사 2명 이상이 이를 확인하는 등의 엄격한 조건 아래서만 안락사가 허용된다. 2022년 기준 안락사로 사망한 인구는 8720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5.1%를 차지한다. 특히 부부가 동시에 안락사한 경우는 같은 해 58건에 불과하다.
한국 역시 안락사에 긍정적 인식은 퍼지고 있다. 2022년 서울대병원 윤영호 교수팀이 국민 1천 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안락사·조력자살에 찬성하는 비율은 76.3%로 압도적으로 높다. 한국에서 제도적으로는 연명의료중단(2018년 합법화)만 허용되고 있다. 원치 않는 연명으로 고통을 견디는 사람들에게 한국은 생명의 존엄성을 강요하는 지옥 아닐까.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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