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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게 킹받는 미노이의 매력

등록 2021-05-16 23:00 수정 2021-05-18 10:43
유튜브 영상 갈무리

유튜브 영상 갈무리

‘킹받네’라는 말이 있다. ‘열받는다’에서 ‘열’을 ‘킹’으로 바꾼 신조어다. 뜻은 같지만 묘하게 긍정적으로 쓰일 때가 많다. 이를테면 ‘아~ 최준 잘생긴 척하는 거 킹받네….’ 이런 말 하는 사람들은 겉으론 열받는다 하지만 속으론 그 반대다. 슬금슬금 입꼬리가 올라가며 푹 빠진 상태랄까. 바야흐로 이런 감정선을 이끌어내는 사람들이 사랑받는 시대가 왔다. ‘묘하게 킹받는 매력.’ 그 시작에 ‘침착맨(유튜버)’과 ‘염따(랩퍼)’가 있었다면 정점엔 ‘귀여움 국힙원탑(국내 힙합계 최고)’ 미노이(싱어송라이터)가 있다.

본명 박민영. 몽환적이면서도 귀여운 음색의 소유자다. 어쩌면 평범한 실력파 싱어송라이터가 될 수도 있었지만 힙합 신에 발을 들이면서 예상치 못한 커리어가 전개되는데…. 그녀의 노랫말 “너무 바빠. 날 왤케 찾아. 갑자기 내 이름 여기저기 불림”( 중에서)처럼, 여기저기 ‘샤라웃’(Shout Out·고마운 일을 널리 알림)되는 중이다. 그중 압권은 <쇼미더머니9> 지원곡이던 <우리 집 고양이 츄르를 좋아해>가 염따의 피처링으로 실제 음원으로 나온 사건인데 가사는 다음과 같다. “우리 집 고양이 츄르를 좋아해. 그래서 두 개를 줬더니 우리 집 고양이 돼지야. 뱃살이 넘 많아.” 이것이 바로 미노이의 매력이다. 다른 래퍼들이 가사에서 돈자랑할 때 고양이를 자랑하는 미노이의 대담함.

최근 음악 전문 유튜브 채널 딩고에서 미노이 관련 콘텐츠가 끊임없이 나와 “대체 미노이와 딩고가 무슨 관계냐”고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딩고 관계자는 “한쪽이 다른 쪽을 띄우는 관계는 아니며 상부상조하는 관계. 딩고에 미노이란 힙합계에 우연히 발을 들인 고양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사실 미노이의 매력은 글로 설명하긴 어렵다. 하지만 단언컨대 2021년의 ‘힙’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미노이의 뮤직비디오 감상과 개인 유튜브 채널 구독을 권한다. ‘ㄱㄴ 댄스’ ‘대파 살인마’ 등 개그 유튜버인가 싶을 정도로 헛웃음이 나오는 그녀의 일상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괜스레 응원하게 된다니까. 딩고 채널의 ‘미노이 상담소’(사진)도 추천….

“겉보기엔 나사 풀린 야생 길고양이 같지만 내공을 보자면 음악인으로 탄탄한 입지를 닦아온 인물. 오래오래 자기다운 음악을 하며 한국 음악계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 찐음악인이 되었으면.” 어느 블로그에서 발췌한 팬의 바람처럼 진짜 국힙원탑이 되는 그날까지! 미노이 코인 존버다.

정성은 콘텐츠 제작사 ‘비디오편의점’ 대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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