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가 난리다. 오직 음성 채팅으로만 승부하는 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팔로어를 늘리는 방법은 단 하나. 웃겨야 한다. 지금부터 신이 내린 말발과 신박한 기획으로 주목받는 모더레이터(주최자)들을 소개한다.
첫째, 이반지하(@ibanjiha). 클럽하우스 초반, 모두가 ‘생산적인 목소리 내기’에 열 올리다 재미없어진 시점에 혜성처럼 나타난 ‘페미니즘 됫냐’ 방. 그곳엔 누가 진정한 페미니스트인지 감별해주는 ‘이반지하’가 있다. “당신이 페미니스트임을 증명할 수 있는 단어를 5개 대시오!”라고 하자 누군가 외친다. “한남!” 그러자 그녀가 혼낸다. “당신이 진정한 페미니스트라면 그런 말을 쓰시면 안 됩니다. 탈락!” 그다음 도전자가 외친다. “양남!” 딩동댕~ 그녀는 페미니즘을 가지고 논다. 이 방에선 누군가 “진정한 페미니스트란 된장녀입니다!”라는 발언을 해도 깔깔대는 여성이 넘쳐난다. 천재 퀴어 아티스트 이반지하의 ‘톤 앤드 매너’를 통해 페미니즘을 하나의 놀이로서, 유희로서 전유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
둘째, 폭스방(@snowballl). 클럽하우스에서 제대로 활동하려면 그럴듯한 프사(프로필 사진)가 필요하다. 이곳은 어쩌면 ‘틴더’(미국의 데이팅앱)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최대한 잘 나온 사진을 올리긴 하는데 내 외모가 어느 정돈지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면? 그 검증을 해주는 여자들이 나타났다. “남성분들 프사 평가해드립니다.(feat.여우들의 진솔한 토크^^)” 이곳에서 남자들은 ‘뽀이(boy)~’로 불리며 ‘걸(girl)~’들의 평가를 받는다. 솔직히 누가 지원할까 싶었지만 자기 얼굴 좀 평가해달라는 뽀이들이 1시간씩 스피커로 올려지기만을 기다리며 줄 서 있다.
“머리를 바꿔라, 외모 좀 가꿔라, 사진 다시 찍어라” 이런 지적에 말 잘 듣고 “네네~” 하며 유머로 받아치는 남성이 있는가 하면, 부들거리는 남성도 가끔 있어 그들이 주요 유머 포인트다. 무엇보다 모더레이터가 웃기고 선을 잘 지키며, 유명인이든 아니든 얄짤없다는 점에서 환호받는다. 하지만 이에 대해 <네, 저 생리하는데요?>의 오윤주 작가는 “전복이라기엔 남자들이 외모 평가에 타격 1도 안 받고 오히려 맵게 해달라고 하는 걸 보며, 이 역시 남성들이 가진 권력이라는 게 느껴져 씁쓸했다”고 평가했다. 그래도 클럽하우스 최대 아웃풋이라는 건 인정!
정성은 콘텐츠 제작사 ‘비디오편의점’ 대표PD
관심분야 - 웃기고 슬픈 세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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