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 대만, 타이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 실사판 영화의 시청 거부 운동이 일고 있다. 디즈니는 9월4일 일부 국가에서 자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뮬란>을 최초 공개했다. 디즈니는 영화 엔딩 크레디트에서 중국 신장웨이우얼자치구 내 도시들의 선전국과 공안국에 촬영 협조에 대한 감사 인사를 표했다. 시청자는 이를 두고 “디즈니가 신장웨이우얼자치구에서 벌어지는 이슬람교도 집단 구금 등 당국에 의한 인권침해 행위를 방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뮬란 역을 맡은 중국계 미국인 배우 류이페이(유역비)도 한 차례 구설에 오른 바 있다. 홍콩 보안법 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2019년 8월 류이페이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 웨이보를 통해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날 공격할 테면 해봐라.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우산혁명을 주도했던 인물인 아그네스 차우가 8월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되자, 시민들은 “류이페이가 아닌 아그네스야말로 진짜 뮬란”이라고 항의했다.
홍콩 민주화운동가 조슈아 웡은 트위터를 통해 “디즈니가 중국에 머리를 조아리고(kowtow) 있다”고 비꼬았다. 조슈아 웡이 사용한 영어 동사 ‘kowtow’는 중국어 ‘커우터우’(叩头)에서 유래했다. 무릎을 꿇고 이마가 땅에 닿도록 세 번 절해, 최대한의 경의를 표하는 중국 전통 인사법을 뜻한다.
대만과 타이의 민주화운동가들도 ‘#밀크티동맹’(#MilkTeaAlliance) 해시태그로 뮬란 보이콧에 동참했다. 최근 홍콩 시위대가 타이 군주제 개혁 시위에 지지를 보내며 이들 사이에 동맹관계가 형성된 바 있다. <뉴욕타임스> <더버지> 등 외국 매체들은 “디즈니가 중국이라는 대규모 시장을 포기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뮬란>은 9월11일 중국 내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정인선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 코리아> 기자
관심분야 - 기술, 인간,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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