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울음을 뚝 그치게 하는 마성의 캐릭터. 뽀로로를 위협할 정도로 인기 있는 유튜브 스타. 그를 만났다. 바로, “안녕! ‘헤이지니’의 지니예요.”
6월11일 오전 10시 서울 구로동 키즈웍스 사무실. ‘헤이지니’의 지니 강혜진(30)씨가 기자에게 ‘솔’ 톤으로 반갑게 인사한다. “주말에 지방에서 뮤지컬 공연을 해 목소리가 잠겼다”고 하지만 생기가 넘친다.
지니 강혜진씨는 장난감 리뷰 채널 를 운영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현재 채널의 구독자 수는 91만여 명이다. 390여 개 동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3억3100만에 달한다. 2015년부터 유튜브 채널 의 1대 ‘캐리’로 활동하다가 2017년 5월 독자 채널 를 만들었다. 캐리 언니 시절부터 ‘캐통령’(캐리+대통령)으로 알려지며 아이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지니 언니’로 활동하는 지금도 인기는 여전하다. “지니의 팬미팅 1천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됐다”는 글이 나올 정도다.
명랑하고 활기찬 목소리와 다양한 표정지니는 자신의 인기 요인에 대해 “어른인 제가 장난감을 즐겁게 갖고 노는 게 좋아 보이나봐요. 즐기는 제 모습을 본 아이들이 함께 논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실제로 지니는 피겨(피규어)와 인형을 좋아하고 애니메이션도 즐겨 본다. ‘키덜트’ 성향이 강한 편이다. 그러다보니 새롭고 신기한 장난감을 보면 눈이 반짝거린다. “지난번에 박막례 할머니(72살 유튜브 크리에이터)랑 함께 영상을 찍었어요. 그때 워터파크 모양의 ‘소면 슬라이드’를 갖고 놀았는데 무척 재미있었어요. 슬라이드에 물을 붓고 국수와 초밥을 흘려보내는 장난감이거든요. 국수 면발이 줄줄 내려오면 그걸 먹는 거예요.” (웃음)
무엇보다 지니의 매력은 명랑하고 활기찬 목소리와 다양한 표정이다. “처음에는 장난감 영상을 찍으면서 부끄러웠어요. ‘내가 나이가 있는데, 이렇게 하면 좀 과하지 않나’라는 생각에 좀 조용히 찍었어요. 그랬더니 어린이 친구들이 ‘언니, 졸려요?’ ‘언니, 아파요?’ ‘언니, 재미없어요?’ 이렇게 댓글을 달았어요. 그런데 내가 무척 밝게 영상을 찍을 때는 어린이 친구들이 ‘언니, 즐거워 보여요’ ‘언니, 너무 재미있어요’라고 해요. 그때부터 어린이 친구들은 ‘밝은 내 모습을 좋아하는구나’ 하고 알게 됐죠. 지금의 지니 언니 캐릭터를 만든 건 아이들이에요.”
어린이 팬들의 지니 사랑은 대단하다. 매주 그 앞으로 오는 손편지, 사탕, 젤리, 마시멜로 등 팬들의 선물이 가득하다. “아이들이 지니가 한 말을 잘 기억해요. 한번은 ‘지니는 망고 좋아하니까 망고만 먹어야지’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선물이 죄다 망고였어요. 한동안 망고 폭탄을 맞았죠.” 지니는 어린이 팬들에게 받는 선물에는 순수함이 담겨 있다고 한다. “먹다가 너무 맛있어서 반쯤 먹은 사탕을 보낸 아이, 자신이 아끼는 물건을 모두 포장해 보낸 아이들.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을 기꺼이 보내는 마음이 너무 예뻐요. 그런 선물을 받을 때마다 힐링되는 기분이죠.” 그런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창작뮤지컬 공연을 하며 전국 투어를 한다.
앞서 나가는 1인 창작자가 되기 위해그렇게 인기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생활은 어떨까. 지니는 이제 카페, 마트 등 어디를 가든 얼굴을 알아보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도 많다고 한다. 사인과 사진 찍기 요청을 자주 받는다. 지니의 본명과 나이,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도 종종 물어본다. 그래서 “일반인과 연예인의 중간쯤 되는 반공인 같은” 느낌이란다.
지니의 원래 꿈은 연극배우였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드라마 를 보다가 배우들의 연기에 소름이 끼쳤어요. 그때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기자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낀 거죠. 그래서 방송연예과에 들어갔어요.” 대학 시절부터 행사 진행자, 리포터 등을 해오다 2015년 캐리 언니로 활동하며 유튜브 세계에 입성했다.
3년 전과 비교해 지금은 크리에이터가 많다. ‘마이린 TV’의 최린 등 10대 유튜브 크리에이터도 늘고 있다. 그들을 유튜브 크리에이터 행사 등에서 종종 만난다. “키즈면 키즈, 게임이면 게임, 분야별로 크리에이터들이 사적으로 모이고 친해요. 같은 분야고 직업이니 서로 잘 이해하고 고민도 들어줘요. 저는 잠뜰, 의 아리 언니랑 친하게 지내요. 모이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변하는 시대에 맞춰 어떤 걸 만들 수 있을까’ ‘어떤 걸 해야 재미있을까’라는 거예요. 유튜브 세계에서 누군가를 따라가기보다는 앞서 나가는 창작자가 되고 싶어 하죠.”
지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는 어린이들도 가끔 만난단다. 그들에게 선배 크리에이터로서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 “뭐든 하나만 잘하면 유튜버가 될 수 있는 시대잖아요. 유튜버는 대중을 직접 만나는 게 아니라 영상으로 만나죠. 보이지 않는 그들과의 소통 능력이 중요해요. 이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할 중요 포인트예요. 얼마나 대중과 잘 소통하고 콘텐츠를 재밌게 만드느냐가 인기를 좌우해요.”
지니는 유튜브라는 뉴미디어뿐 아니라 올드 미디어인 TV 방송에도 출연한다. KBS의 유아 대표 프로그램 《TV 유치원》에서 ‘직업 탐험 바쁘다 바빠’ 코너를 맡고 있다. “《TV 유치원》에 텔레토비랑 같이 나와요. 어릴 때 텔레토비의 뽀를 무척 좋아했어요. 이렇게 만나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내가 마치 성공한 텔레토비 덕후가 된 것 같았어요.” 《TV 유치원》의 안지민 PD는 지니를 “아이들 눈높이에서 코너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어떤 아이템을 던져줘도 잘 전달한다”고 칭찬했다.
“아이들의 추억 속에 남고 싶어요”지니는 인터뷰 말미에 앞으로의 꿈과 바람을 이야기했다. "저는 어릴 때를 떠올리면 의 뽀미 언니가 생각나요. 아이들이 커서도 지니 언니를 기억해줬으면 해요. 그렇게 아이들의 추억에 남을 수 있다면 엄청 뿌듯할 것 같아요. 어린이 친구들! 지니 언니가 노력할게요~.”
글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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