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체험 공간 ‘몬스턴존’은 확실히 이전 몰들에 비해 진화된 형태다. 스타필드 하남 공식 블로그
연일 사람들로 붐빈다는 스타필드 하남을 평일 오전에 둘러봤다. 쇼핑몰이라는 곳을 걸어본 지 참으로 오랜만이다. 비교적 한적한 가운데 층별로 상점가를 따라 이동하면서 머릿속에 인지된 쇼핑몰들을 떠올려보니 그 차이가 확연하다. 그야말로 ‘쇼핑 테마파크’라는 이름에 걸맞은 곳이다. 백화점은 물론 창고형 이마트, 가정에서 사용하는 일상용품(주방용품 및 가구까지)을 특화한 상점과 그 이름이 생소하지 않은 명품관이 즐비하다. 문화·체험·레저를 즐길 수 있는 아쿠아필드, 메가박스, 스포츠몬스터, 찜질방과 서점, 어린이 놀이공간 등이 동선을 따라 적절한 곳에 있다.
또한 남성들의 욕망까지 헤아린 특색 있는 이발소와 화려한 자동차 매장들이 함께 입점해 있다. 외식산업에서부터 쇼핑, 휴식과 레저의 모든 것, 모두의 일반적 욕망이 충족될 수 있는 콘텐츠 하나하나의 선택이 경이로울 지경이다. 까다로운 구매자들로부터 특히나 퍽퍽한 세상임에도 레저와 놀이를 기본으로 즐기려는 지금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고 그로부터 상업적 이윤을 얻기 위한 밀집된 전략이 투척됐다. 비교적 타깃 대상의 명확함이 입점 콘텐츠들의 수위에서 드러났다.
의아한 게 한 가지 있었다. 백화점 등 쇼핑센터는 이미지 제고를 위해 문화공간(갤러리·공연장)을 적절한 위치에 두기 마련이다. 이 정도 규모의 쇼핑 테마파크라면 미술관급까지는 아니더라도 갤러리 혹은 공연장이 당연히 있을 법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발견할 수 없었다! 상업공간으로서 스타필드의 현실적 태도가 가늠됐다.
아트숍을 방문했다. 주된 구성물은 행여나 욕망을 자극하더라도 부담스러운 가격의 진품이 아니라, 그 자체가 ‘상품’으로서 누구나 욕망하면 가질 수 있는 가격으로 B급 에디션, 복사 및 출력본, 아트상품 등으로 가공된 것들이었다.
대단히 솔직하다. 상업공간에 문화 향수를 위한 갤러리는 일종의 서비스 내지 이미지에 봉사하는, 어쩌면 한 번은 꼰 ‘~인 척’의 코스프레 전략이라 생각해왔는데, 스타필드에서는 서비스나 이미지 차원에서도 갤러리 부재에 대한 거리낌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였다. 이곳은 철저한 상업공간임을 시사한다. 도리어 이 지점이 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다. 건드린 욕망은 절대 놔주지 않을 것 같은, 곧바로 지갑으로 손이 가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을 것 같은 이 기분.
쇼핑몰 곳곳에 설치작품이나 미디어작품이 눈에 띈다. 다만 이 작품들은 감상에 몰입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쇼핑몰의 디자인과 공간을 보여주는 외적 요소에 복무한다. 원체 스펙터클한 공간이기에 실내이지만 야외 조형물의 역할을 한다. 기존 백화점 내 갤러리들이 소비 공간에서 사색과 관조의 공간을 지향했다면, 스타필드 안에 놓인 작품들은 철저히 스타필드 공간의 수식이 된다. 그래서 별도의 ‘~인 척’ 하는 공간은 필요가 없었을 수도.
하루를 둘러본 나의 결론은 이렇다. “이곳은 참으로 솔직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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