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절이 ‘셀럽급 국경일’에 오를 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광복절 축사에서 ‘위서’(거짓책) 를 인용해 “나라는 인간에 있어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라는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키더니, 올해 광복절에는 “건국 68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날”이라는 축사로 ‘가짜 건국절’ 논란을 불렀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 전문은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적었다. 1948년에 다시 나라가 세워졌다는 주장은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일이다. 역사적 사실을 따져보면 어떨까? ‘역사 무식자도 쉽게 맥을 잡는’이란 부제를 단 책(, 심용환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은 이렇게 설명한다.
“1919년 3개 정부(서울의 한성 정부·연해주의 대한국민의회·상하이의 임시정부)를 통합하여 만들어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특별한 이유는 최초의 삼권분립 민주공화정체였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국회의 역할을 담당하는 의정원이 먼저 결성되고, 절차를 거쳐서 오늘날 헌법에 해당하는 임시헌장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다시 임시헌장과 여러 시행세칙 그리고 절차적 과정을 거쳐서 대통령을 선출하고, 오늘날 행정부에 해당하는 국무원과 사법부에 해당하는 법원을 구성합니다.”
‘1948년 8월15일 건국절’ 논란은 가당치 않다. 일제강점기 시절에도 3·1운동을 필두로 독립운동가들이 역량을 결집해 임시정부를 만들고 나라를 유지했다. 어느 한 시기 우리 정부가 없었던 시절이 없는 것이다. 글쓴이는 “3·1운동은 조선의 왕을 기리는 것이 아니라 (민중이) 이제 우리가 역사의 주체라고 선언한 사건”이라며 “3·1운동을 통해 정부가 선포되고, 바로 이 사건을 통해 독립운동이 본격화됩니다. 그리고 모든 물결이 넘쳐서 1945년 해방 이후 국가가 만들어집니다”라고 말했다.
통합 임시정부를 세우는 과정에서 지금 건국절 추진 세력들이 ‘국부’로 추앙하는 이승만은 국제연맹에 조선의 위임통치를 청원했다. “국제연맹이나 미국이 일본을 대신하여 조선을 지배해달라”는 것이었다. 책은 “신채호 선생이 ‘이완용이 있는 나라를 팔아먹었다면 이승만은 없는 나라를 팔아먹었다’며 이승만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다”고 설명한다.
이 땅을 지키기 위한 독립운동가들의 싸움도 절절하게 그려진다. 안중근은 1909년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 암살단 3개조 가운데 두 번째 조에 포함돼 일곱 발짜리 권총으로 세 발을 이토의 가슴에 명중시킨다. 나머지 네 발은 이토의 일행을 저격했다. 의열단의 김원봉, 여자 혁명가 남자현(1872~1933)의 활약도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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