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는 기억에 서툴다. 기억수집가 5명이 ‘부실공사’ ‘기적적 생환’ 같은 단편적 문구로만 기억되는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의 기억을 끄집어냈다. 현장에 있던 59명의 이야기. 당시 모두 아연해했지만, 지금 ‘삼풍참사위령탑’은 양재 시민의 숲 공원 한켠에 쑤셔박혀 있을 뿐이다. 망각을 멈춰야 사회가 산다.
트라우마여, 안녕
살아남았다. 그 뒤 어떻게 할 것인가. 자신에게 총을 쏜 뒤 자살한 남편의 기억으로 괴로워하던 여성은 같은 피해를 경험한 소녀들을 도우며 치유했다. 일정한 형식에 따라 목적을 이루는 뜨개질, 외국어 공부라는 새로운 환경 형성 등 계획적이고 신중하며 창의적 활동으로 삶을 복원한 과정을 담아낸 ‘지침서’.
연애의 책
잡지가 아닌 출판사 주도, 전작 시집 발굴의 형태로 내놓은 시집선 1권. 서너 편 시로 됨됨이를 가르는 신춘문예식 등단 관행을 극복하려는 시도. “한국 최고의 연애시다.”(문학비평가 황현산) 이런 짧은 시는 알싸한 연애. “신발을 이렇게 예쁘게 꺼내놨네// 너하고 나하고 예쁘게 떠나려고.”
멈출 수 없는 사람들
천재 수학자 쿠르트 괴델은 부인이 먼저 맛보지 않으면 음식을 먹을 수 없는 강박으로 부인이 먼저 세상을 떠나자 굶어 죽었다. ‘벽을 먹지 않으면 살 수 없겠다’는 생각에 17살까지 흙 8m²를 먹어치운 에티오피아 소녀도 있다. 극단적 강박이 아니더라도 사소한 강박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인간을 불안에 빠뜨리는 ‘강박’의 실체를 조명했다.
고백록
그리스도교 최고의 교부(초기 학자)로 평가받는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354~430)의 자서전이자 철학서. 라틴어 원문을 번역한 역자는 해제에서 저자의 생애를 “진리를 향한 구원의 불꽃”이라고 표현했다. 100권이 넘는 방대한 저작 가운데 저자가 대표작으로 꼽는 작품이다.
무신론자의 시대
를 쓴 무시무시한 박학다식 지성사가의 책. 800쪽이 넘지만 이 문장에 동의한다면 도전할 만한 책. “사람은 의미 없는 삶을 견디지 못한다.”(분석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 원제는 ‘없음의 시대’(The Age of Nothing). “신은 죽었다”던 니체부터 밥 딜런까지, 130년을 종횡무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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