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마가 된 기후는 우리를 정면으로 들이받겠지. 우리는 최악의 상황에서 변화를 이룰 것이다. 강제와 압력에 의해. 그리고 너무나 늦게.”
문명은 언제 멸망할까? 어쩌면 ‘곧’이다. 기후학자들은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시대보다 2℃ 상승하면 ‘재앙’이 일어날 거라고 입을 모아 경고해왔다. 아니, 호소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이야기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북극곰이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러는 사이 2015년, 지구 온도는 120여 년 전에 비해 1.02℃ 뜨거워졌다. 10년에 0.2℃ 상승하니 50년이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의 문턱인 2℃에 이를지도 모른다.
다행스럽게도 전환의 기회가 찾아왔다. 2015년 11월30일. 언론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2주일’이라 칭한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21)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다. 지금까지 한 푼도 손해 보지 않으려고 바동거렸던 선진국과 팔짱 끼고 구경만 했던 개발도상국이 이번 총회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많은 난항이 있었지만 결국 전세계는 ‘파리기후협약’에 합의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가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과연 어떻게? 지금보다 열심히 분리수거를 하고, 되도 않는 원자력발전소를 주물럭거리는 수준에서는 파국을 피할 수 없다. 지구온난화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우리의 삶 깊은 곳에서부터 비롯하고 있다. 쇠고기 1kg을 얻는 데 36.4kg의 이산화탄소가, 자동차는 생산 단계에서만 3.6t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필리프 스콰르조니의 〈만화로 보는 기후변화의 거의 모든 것〉(다른 펴냄)에서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더 많은 것을 생산하고 소비하도록 강요하는 현대 문명 자체에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가치관과 사회 시스템 자체가 변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도대체 우리 사회는 왜 그렇게나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까요?”
이 책은 환경문제에 무지했던 작가가 6년 동안 각계 전문가를 인터뷰하고 엄청난 양의 문서를 조사해 탄생한 작품이다. 기후 시스템의 원리와 지구온난화의 현주소를 쉽게 설명할 뿐만 아니라, 대안에너지의 장단점, ‘녹색 자본주의’란 이름의 기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갈등, 더 나아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본인의 투쟁까지 그리고 있다.
작가는 또한 언젠가 환경 문제로 우리 사회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는데, 그것은 정치권과 기업의 결탁이 아닌 민주적 절차에 따른 시민 합의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작품의 원작 타이틀은 ‘갈색 계절’이다. 갈색 계절이란 겨울과 봄 사이, 하얀 눈은 녹았지만 푸른 새싹은 아직 피어오르지 않은 땅을 의미한다. 저자는 우리에게 묻는다. 푸른 봄으로 나아갈지, 아니면 두 계절 사이에 갇혀 파국을 맞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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